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플랜 사무소로 간다. 플랜 차이나 측에서 대절해 놓은 차를 타고 나의 후원아동이 사는 ‘춘화'라는 지역으로 간다. 시안 시내는 아주 짙은 안개가 깔려 있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통제돼 빙빙 돌아간다. 간만에 일찍 일어난 탓에 차에서 한숨 잔다.

일어나니 차는 황량한 산 골짜기를 달리고 있다. 한눈에 봐도 형편이 좋지 않는 동네임이 느껴진다. 형편이 어려워 이런 곳에 사는지, 이런 곳에 살아서 형편이 어려운 건지 선후 구분이 힘들다. 2~3시간 남짓 달린 차가 멈춰선 곳은 춘화 지역의 플랜 사무실이다. 이곳 사무실의 스텝들과 간단한 인사를 하고 아이가 사는 집으로 간다. TV에서 기아로 허덕이는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봐서인지 이곳 상황은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만난다. 아이의 이름은 Ning Liu(류닝), 12살 여자아이다. C 7-1내 소개를 받고 어색한지 옆에 가만히 서 있는다. 어색하긴 나도 마찬가지. 후원자가 후원 아동을 만나는 경우가 1년에 13~15차례 정도 있고, 그것도 따뜻한 계절에 한에 있으니 오늘 나의 방문은 플랜 차이나 측에서는 큰 일일 것이다. 정작 나와 류닝은 어색해 하는데 플랜 차이나 직원들은 신나하며 사진을 찍는 것 같다. 담배를 피러 잠시 나오는데 류닝이 따라 나온다. 아무래도 내 옆을 지키라는 교육을 받은 것 같다. C 7-3아이의 앨범을 보고 주변 사람들과 잠시 노닥거리는 사이에 점심 식사가 준비된다. 우리가 시장 통에서 사먹는 값싼 면요리 같은 국수와 이런 저런 찬이 차려진다. 샹차이가 잔뜩 들어가 많이 먹지 못한다.C 7-2

많은 어른들이 있어 분주해서인지 류닝이 주눅들어 보인다. 류닝의 웃는 얼굴을 보기 힘들어 아쉽다. 한국에서 준비해 간 전통 기념품을 선물로 줘도 잘 쳐다보지 않고 손에 꼭 쥐고 있을 뿐이다. 사진을 찍어 프린트를 해 줘도 한번 보고 만다. 류닝에게는 어찌할 바 모르는 귀찮은 시간일지 모른다. 어른들의 잔치에 주인공이 된 아이의 심정을 모르지 않는다. 그냥 빨리 일어나 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 짧지 않다고 느낄 땔 쯤 자리에서 일어난다. 류닝과 부모님과 악수를 하고 집을 나선다. 이제 속 시원하겠지…C 7-4

마을의 한 가정을 방문해 플랜 차이나에서 하고 있는 복지 사업에 대한 얘기를 듣고 다시 지역 사무실로 간다. C 7-5아이 방문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작성하고, 다시 플랜차이나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시안으로 돌아오니 저녁이다. 한 일도 없는데 피곤하다.C 7-6

자전거를 타고 빈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두행 버스표를 끊는다. 내일 시안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