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19. 일과 취미 (12월13일 am11:30 ~ 12월14일 am3:00)

여기서 출발하면 베트남까지 인터넷을 하기 어려울 것 같아 베트남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 기초적인 회화와 유명한 도시 등등… 그리고 어제 마무리 못한 영상 편집을 손본다.

이게 생각보다 귀찮은 작업이다. 숫자로 볼 때 일주일에 한편씩 나오는 셈인데, 한국에 있을 때 누군가가 너의 생활을 일주일에 한편씩 영상으로 만들라 했으면 하기 어려웠을 거다. 영상을 만지는 일은 대학교 들어와서 갖은 즐거운 취미였는데 이제 일처럼 느껴지다 보니 때로는 꽤 귀찮아진다. 지금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작곡놀이가 재미있다. 취미가 일이 되면 안 된다. 난 즐거움 하나를 놓쳐버린 셈이다. 불행 하나가 늘었지만 여행을 통해 작곡이라는 행복 하나를 얻었으니 만족한다. 하나의 행복은 적어도 열 개의 불행을 이길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저녁엔 또 꼬치와 맥주. 내일부터 베트남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한동안 기회가 없다. 그리고 이곳 꼬치는 두툼해 먹음직스럽다. 두 병만 먹기로 한 맥주가 점점 쌓여간다. 효일이와 난 술을 마시면 적당히 마시는 법을 잘 몰라 이런 경우가 잦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행 방향과 우리의 목적을 나누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여행의 가장 즐거운 시간은 바로 이런 대화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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