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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늦잠을 자고 있으니 주인아줌마가 문을 두드린다. 늦었다는 게 아니라 밥을 먹자 한다. 경험상 장사를 하는 사람은 다른 건 친절해도 자신의 돈벌이와 관련된 것에 대해서는 철저한데 아침까지 대접해 주려 하시니 그저 고마울 뿐이다. 주인 내외분의 방에 들어가니 호떡을 굽고 있다. C 24-1우리나라의 호떡 맛 그대로다. 호떡을 내주면서 윈난에선 못 먹는 거라 하며 웃는다. C 24-2연변에 살다 4년 전에 이곳에 왔다 했는데 그곳에 사는 조선족이 호떡을 먹는 걸 보고 익힌 게 아닌가 싶다. TV로 연변 쪽 위성방송을 보여주는데 우리나라 방송과 다를 게 없다. 모든 자막이 한글이고, 우리말로 방송한다. 고국을 옆에 두고 다른 나라에서 수많은 소수민족의 하나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정부가 그런 사람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

주인 내외분과 인사를 하고 오늘도 달린다. 오르막이 잠시 이어지더니 곧 평탄한 길이 나온다. 자전거타기 가장 좋은 미세한 내리막 길. 스포크 하나가 부러진다. 이제 이런 건 당연한 듯 불평 없이 고쳐버리고 다시 달린다. C 24-3

어두워질 무렵. 한 마을에 도착해 밥을 먹고 방을 잡는다. 이 외곽 지역은 숙소가 사람당 10위안으로 정해져 있나 보다. 이런 가격에 빈관을 두고 텐트에서 잘 필요 없다. 좀 큰 마을이어서 그런지 작은 시장이 있다. 시장이 있다는 건 꼬치 굽는 장사가 있다는 것. 꼬치 굽는 장사가 있다는 건 우리가 맥주는 마셔야 한다는 것. C 24-4가볍게 두어 병을 마신다. 생산적인 대화가 오간다. 만날 술만 먹나 뭐라 할지 모르지만, 그전 두 번의 해외 배낭여행을 이성 친구와 다녔던지라 동성 친구와의 여행에서 즐길 수 있는 이런 간단한 술자리가 나에겐 큰 즐거움이다. 나에겐 세 가지 소원이 있는데 첫째는 동성 친구와의 세계일주, 둘째는 내 짝과의 세계일주, 셋째는 내 아이와의 세계일주다. 그러니 동성 친구와의 세계일주는 동성 친구이기에 같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볼 참이다. 지금 우리의 자유를 막는 세력은 하나도 없다. 제 스스로 주어진 자유를 억제하는 건 바보나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