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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일어나 기지개를 켜로 밖으로 나오니 공원 저 만치에선 TV로만 봤던 태극권 무리들이 수양을 하고 있다. C 3-2정말 중국이군. C 3-1

짐을 싸고 다시 출발. 어제 말을 듣지 않았던 GPS가 오늘이라고 말을 들을 리 없다. 지도 자체가 잘못된 지도인 듯 하다. 그렇게 고속도로 입구로 갔다 백. 헤매고 있다가 길에 있던 어떤 아저씨에게 통하지도 않는 말로 물어 물어 간 길은 세상에 먼지는 다 있는 듯한 도로다. 그 길 주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용하다. 한참을 그렇게 가다 조금 큰 도로를 마주친다. 그 도로가 계속 이어질 것 같아서 밥을 먹으러 그 먼지 통에 있던 시장으로 들어간다. C 3-3시장의 위생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우리의 허기도 그에 못지 않기에 구석에 있던, 그나마 먼지의 영향이 덜한 식당에 들어간다. 당연히 메뉴는 모두 한문. C 3-4아는 한자를 총 동원해 음식을 시켰다. 당연히 샹차이는 빼고… 걱정을 했지만 음식 맛이 괜찮다. C 3-5여기서 괜찮다는 것은 이질감 없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느끼한 맛은 어쩔 수가 없어 시장 통에서 복숭아를 사 먹는다.

톈진의 중심으로 출발. 길은 아주 잘 닦여 있지만 먼지 또한 아주 많다. 레인 커버가 방진 커버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역할이든 잘 하면 된다. C 3-6꾸역꾸역 텐진 시내로 들어와서  Couchsurfing(서로 잠자리를 제공해주는 인터넷 여행자 커뮤니티)을 통해 연락된 사람에게 전화를 하지만 오늘은 힘들겠다고 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베이징 쪽으로 한 걸음이라도 더 가기 위해 서쪽으로 향한다. 인터넷으로 베이징에 있다던 누나 직장 상사 번호도 알아낸다. 중국에서는 티스토리 접속이 안 된다. 젠장! 어쨌든 서쪽으로… 거의 텐진 외관으로 다다랐을 땐 해가 늬엇늬엇 지고 있다. 체인점 인 듯한 ‘이선생' 집에서 닭고기 육수 베이스인 국수를 먹는다. 역시 먹을만하다.C 3-7배도 찼겠다 잘 곳을 마련하자. Police라는 표시를 보고 국내여행을 생각해 무작정 들어가 텐트를 칠 수 있냐고 묻는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된다. 호의 있는 웃음으로 우리를 맞이한 공안은 통하지도 않는 말로 우리의 의중을 알아차린 듯 했지만, 윗 상사와의 말이 진행되면서 일은 점점 꼬인다. 여권이 왔다갔다하고, 사진을 찍으려 하고, 급기야는 어디서 한국 식당 주인 아줌마를 대동해 와서 통역을 시킨다. 하룻밤 잘 수 있냐는 물음에 각종 신분 조회를 동원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더니 결국 안전을 위해 어느 호텔에서 자기를 요구한다. 하룻밤 400위엔의 숙소. 우리는 하루100위엔 여행자다. 아주머니가 보증을 서기로 하고 데려가겠다는 다짐도 안 된다고 우기더니 아주머니의 설득으로 결국 그렇게 해결. 큰 실수를 한 셈이다. 이 놈의 공안들.

아주머니의 식당으로 간다. 주인 아저씨도 부담없이 받아주신다. C 3-8그렇게 영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다 그 분들의 집으로 간다. 감사할 따름이다.

난 애국자도 아니고 우리나라를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동포라는 사실로 이런 이유 없는 친절을 받게 되면 자연스레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나는 결국 한국인이라는 사실. 그게 무척이나 자랑스럽다고 말 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부끄러운 사실은 아니라는 것. 이런 근본적인 정체성을 못난 대통령 때문에 부끄러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음… 적은 내부에 있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