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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친구의 전화소리에 잠을 깬다. 출장 차 동남아로 오는 친구와 만날 시간을 적당히 맞춘다. 국경으로 가는 길은 초반엔 평탄하다 급 오르막 시작. 고도가 1160m까지 올라간다. 정말 너무하다. C 1-1가는 도중 버스 한 대 안 지나가 좀 불안한 생각이 든다. 인터내셔널 국경이라면 분명 버스가 다닐 텐데 국경에 가까워질수록 인적이 드물어지니 말이다. 무비자 만료기간도 이틀 남아서 달리 방법은 없다. 그냥 가는 수밖에. 그렇게 계속 오르니 산 정상 부근에 Tay Trang International Border Gate라는 글씨가 새겨진 건물이 보인다. C 1-2왜 이런 곳에 국경을 만들어 사람을 힘들게 하는지 원. 한편으론 인터내셔널이라 다행이기도 하다.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절차가 간단해 좋다.

베트남 국경을 넘어 자전거를 끌고 가는데 한참을 가도 라오스 국경이 안 나온다. 다시 산길 주행. 2km정도 달리니 포장도로가 돌덩어리 잔뜩 박힌 오프로드로 바뀐다. C 1-3악명 높은 라오스 길의 시작이다. 옆은 천길 낭떠러지. 그렇게 또 울퉁불퉁 산길을 2km정도 달리니 라오스 국경이 나온다. 역시 한산하다. C 1-4라오스 또한 작년부터 무비자 협정을 맺었다는데 15일 무비자는 자전거 여행자에겐 너무 부족한 기간이다. 이상한 건 도착 날부터 만료일까지 베트남은 17일이었는데, 라오스는 14일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GPS에 루앙프라방을 찍어놓고 달리기 시작한다. 베이징에서 만난 11년 자전거 여행자인 다이스케 아저씨가 라오스의 길이 안 좋다는 말을 했다. 세계곳곳을 누빈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정도니 얼마나 길이 엉망인지 예측할 수 있다. 요동치는 자전거에 못 이겨 이젠 거치대와 스포크도 모자라 수통 게이지까지 떨어져나간다. 정말 진짜 진짜 길이 안 좋다. 높은 곳에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 이러니 눈 앞이 깜깜해진다.

날이 어두워져 근처 마을로 들어가니 사람들의 눈빛이 차갑다. C 1-5모두 ‘므앙마이'에 호텔이 있다고만 할 뿐 텐트를 치고자 하는 우리 의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오스 사람이 친절하다는 평판이 자자한데 첫 인상은 우선 아니다. 므앙마이까지 5km라는 소리를 듣고 7km정도 가니 거기서 또 5km 남았다고 한다. 완전히 어두워지고 길도 안 좋아 자전거를 끌고 두 시간 정도 가서야 므앙마이가 나온다. 너무 지친 상태라 바로 눈에 보이는 게스트하우스를 잡는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문제는 앞으로 우리를 맞이할 길도 엉망진창이라는 것. 아~ 첫날부터 라오스가 싫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