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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침부터 펑크 난 뒷바퀴를 고친다. 이 정도는 이제 일상이다. 아침으로 쌀국수를 먹는다. C 2-1 베트남에 비해 약간 비싸다. 아무래도 식당이 별로 없어서 인 것 같다. 어제 저녁에 식당에서 만났던 일본인 여행자인 마이유를 다시 만난다. 그녀는 베트남으로 간다. 이런 저런 정보를 친절하게 알려줘서 명함도 건네주고 같이 사진도 찍는다. C 2-2라오스 돈이 없기 때문에 다시 지옥 같은 라오스 주행. 45km정도 떨어진 ‘므앙쿠아'에 도착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 100km정도면 가깝게 느껴지는 4개월 차 자전거 여행자지만 이곳은 다르다. 45km가 200km 넘게 느껴지는 길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 라오스의 길은 고비사막의 비포장길 보다 더 심하고, 중국의 먼지보다 많은 먼지를 안고 있고, 베트남 북서부지역보다 험난한 산길이다. 그야말로 최악이다. C 2-3닦은 길이 아니라 사람들이 다녀서 만들어진 길 같기 때문에 오르막도 쭉 오르막이 아닌 내리막과 오르막이 반복되는 길이다. 그러니까 500m를 오르려면 적어도 750m의 오르막길을 올라야 한다 그리고 아스팔트 길이라면 일정한 경사각도가 있는데 여기는 그것도 지켜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나타나는 공사현장으로 길 자체가 막혀 마냥 기다려야 하는 정말 지독한 길이다.C 2-4 지금 우리에겐 지도도 가이드북도 없다. GPS만을 가지고 움직이는데 이런 도로가 정확히 표시될 리 없다. 이런 상황인 줄 알았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지 모른다. 자전거를 끌고 오르는 중에 효일이가 한마디 한다. “형. 평양냉면 먹고 싶지?” 못된 놈. 혼자 생각할 일이지. 그런 실현 불가능한 잡념이 머릿속에 박히면 헤어나기 힘들다. 만약 몬순 때 라오스에 자전거를 끌고 왔다면 세상 최악을 경험하리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다행히 므앙쿠아는 45km가 아닌 40km지점에 있었다. 해지기전에 도착할 수 있어서 여유 있게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몸을 씻는다. 똥꼬가 아파 만져보니 큰 몽우리가 생겼다. 몸이 피곤하거나 할 때 가끔 쌀알만한 몽우리가 생긴 적은 있어도 엄지 손톱만한 몽우리라니… 이제 라오스는 똥꼬 몽우리로 기억되리라.

개운한 상태에서 밥과 맥주를 마신다. 이곳 맥주인 Beerlao는 맛있다. 라오스에 온지 하루 반 정도 되었을 뿐인데 몇 주는 된 듯한 느낌의 편안함이다. 아~ 앞으로 얼마나 더 가혹한 길이 펼쳐져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