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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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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라오스에서 자전거 타는 일을 접었다. 어떤 사명감 있는 자전거 여행자라면 모르겠지만 우린 더 이상 이런 지옥 길을 달리고 싶지 않다. 허나 여기에도 문제가 많다. 우리가 베트남에서 라오스로 바로 넘어온 이유는 1월 22일에 플랜베트남과의 만남 때문이다. 베트남 비자연장을 한 달 이상하지 않기 위해 그 사이에 라오스로 넘어온 것이다. 그렇기에 처음 세운 계획은 루앙프라방을 경유해 나메오 국경을 넘으려 했던 것인데 이런 길로는 도저히 무비자 기간 15일로 불가능하다. 아침부터 우리는 여러 경로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라오스는 길이 좋지 않아서인지 주요 거점 도시들이 수로로 연결돼 있다.C 3-1우리의 방안 1. 루앙프라방까지 배를 타고 가서 하노이로 비행기를 타고 간다. 2. 루앙프라방 가기 전 중간 도시인 농키아우에서 나메오국경으로 가는 버스를 알아본다.

아~ 맥주 많이 마셔서 생각이 잘 안 난다. 어쨌든 열라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놓고 인포메이션에 물어보지만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없다. 결국 사지 않으려 했던 심카드를 사서 한국 대사관에 그리고 대사관에서 알려준 라오스내 한국여행사에 전화해 이런 저런 교통편 노선과 가격을 알아본다. 결국 우리의 선택은 농키아우까지 배를 타고 가서 며칠 지낸 후 국경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국경 가는 버스는 농키아우에서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일단 정리가 되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저녁이 되니 여행자들이 모여든다. 이곳 므앙쿠아는 라오스에서 베트남으로 넘어가는 주요 거점 도시라 하루 머물고 가는 여행자들이 많다. 그 중에선 자전거 여행자도 있다. 우리와 반대 루트로 움직이는 여행자여서 잠깐이나마 정보를 공유한다.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면 왠지 반갑다. C 3-2중국에서 자전거 화물비 경험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들의 정보로는 이곳 보트로 이동하는 자전거 화물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싸다. 앗싸!

루트도 정하고 예상비용보다 저렴해 졌으니 맥주를 마신다. 저녁 대신 안주도 푸짐하게 시킨다. 제일 먼저 시작해서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시각까지 맥주를 마신다. 한국의 밤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언제나 마지막이다. C 3-3오랜 시간 동안 많은 얘기를 나눈다. 우리의 공동체인 대학교 동아리, 서로의 친구, 사랑, 역사, 정치 등등… 이미 우린 십 년을 넘게 한 사이라 이런 애기들이 낯설지 않지만 많은 얘기들이 미래지향적인 얘기라 언제나 되새겨 봄직하다. 뭐니 뭐니 해도 오늘의 최고는 라오스에서 더 이상 자전거를 안 타도 된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히 만족할 만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