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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보트가 9~10시 사이에 출발한다고 해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다. 선착장이라고 할 만한 곳에는 이미 많은 여행자가 모여있다. C 4-1선착장에서 또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난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여기까지 9개월 걸렸다고 한다. 세계 최장신 국가답게 키가 무지 크다. C 4-2우리랑 행선지가 같아서 네 개의 자전거가 보트에 실린다. 우리의 목적지인 ‘농키아우'까지는 네 시간이 걸린다.

멋진 경치를 바라보며 수로로 이동하는 것이 라오스를 즐기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좁은 배에 불편한 자세지만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고되지 않다. C 4-4강가에 있는 아이들이 손을 흔들어 준다. 3년 전 방비엥에 갔을 때와 분위기가 다르지 않다. 라오스는 강을 낀 산들 사이에서 유유자적하며 지내기 좋은 곳이지만 그게 다여서 좀 단조롭다. 풍경만 조금 다를 뿐 다 비슷하다. 라오스를 폄하하고 싶진 않지만 일반 교통편을 이용하는 여행자라면 15일 무비자 기간으로 라오스 어딜 가도 딱 그 만큼만 즐기고 말면 되지 않을까 싶다. C 4-3

네 시간 후 도착한 농키아우 역시 그 분위기 그대로다. 네달란드 자전거 여행자와 사진 한 장 박고 헤어진다. 짧은 기간 베트남에서 사건이 많았어서 이런 관광객을 위한 마을만 접하게 되는 라오스가 크게 흥미롭지 못한 게 사실이다.

연락할 꺼리가 많아 인터넷이 된다는 이곳에 왔는데 이곳 전체를 통틀어서 컴퓨터 한 대 있다. 그곳에 설치된 Wi-Fi도 따로 돈을 받는다. 라오스는 아직 그런 환경이 열악하다. 이런 저런 사정상 우린 여기서 5~6일 정도 머물러야 한다. 천천히 밀렸던 작업도 하고, 비포장길 달리느라 고생한 자전거도 손 보면서 좀 쉬어야겠다.

라오스 길 이틀 달린 걸로 아주 고생한 듯한 느낌이 들더니 오늘 하루 배편으로 왔을 뿐인데 자전거 탄지 한참 된 것 같다. 어디 가나 새로운 환경들이라 오감이 바쁘게 움직여 시간의 상대적 차이가 길게 늘었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절대적인 시간의 흐름은 같으니 어느덧 여행 네 달째가 됐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