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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일어나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좋다.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으면 서울이 아닌 이런 데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C 11-1땀꼭 수로 관광은 자전거를 맡겨둘 데가 없는 관계로 주변을 둘러보는 걸로 끝낸다.  C 11-2이제 무조건 남쪽으로 달린다. 햇빛이 약간 비치는 날씨. 자전거 타긴 아주 좋다. 길이 좁아 여전히 빵빵거리는 차가 짜증난다. 베트남에서 제일 큰 도로라 할 수 있는 도로가 왕복 2차선이니 좀 심각하긴 하다. 수많은 화물차는 거의 다 이 길로 다닐 것이다. 그래서 먼지도 심하다. 고마웠던 평지 길은 이제 당연한 것이 되고 다른 불만이 생긴다.

초반 길은 하노이 올라갈 때 지난 길이라 좀 익숙하다. 간 길을 또 달리는 게 짜증스러운 일만으로 생각했는데 잠잤던 곳이나 밥을 먹었던 식당을 다시 찾으면 반가워해 주는 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물론 처음부터 어느 정도 호의가 있었던 곳만 다시 찾는 것이지만… C 11-3베트남에서는 30살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않으면 굉장한 동정의 사유가 된다. 어디 가나 나이를 물은 후 결혼여부를 묻는다. 아직이라고 하면 여기저기서 안쓰러운 표정과 함께 베트남 여자랑 결혼하라고 주변의 미혼여성이나 딸내미까지도 끌어당겨 붙여줄라 한다. 베트남 여자랑 한국 남자랑 결혼 많이 한다는 얘기도 좋다고 하는데, 그 속사정을 알고 있으니 기쁘지만은 않다. 안타까운 일이다.

베트남 전쟁 시 남자들은 죄다 전쟁터에 나가서 여자들이 집안일과 바깥일을 도맡아 하던 것이 남아서 아직도 힘든 논, 밭일 집안일을 여자들이 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장기나 두고 담배나 피면서 밥상만 기다리고 있고 해서 베트남 여자들은 베트남 남자들을 굉장히 한심하게 본다고 한다. 유학생들까지 그런 얘길 하니 좀 문제가 있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들이 굉장히 적극적이다. C 11-4어쨌든 우린 계속 남쪽으로… 당분간은 쭉 이 패턴이다. 밥을 먹고 텐트 칠 곳을 찾는다. 주유소는 우리의 주타겟이다. C 11-5한 주유소에 들르니 아저씨가 구석에 있는 작은 방을 내준다. 이런 횡재가! C 11-6그리고 묻는다. ‘안껌?’ 이 말은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말로써 ‘밥 먹었냐?, 밥 먹자.’ 뭐 그런 뜻이다. 멸치볶음과 풀때기 몇 개 놓인 작은 상이지만 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간만에 샤워를 하고 돌아오니 불행한 소식. 우리에게 내준 방이 아저씨가 야근 중 자는 방인가 본데 세시쯤 온다며 그 때 나갔으면 했다고 효일이가 말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캠코더 들고, 카메라 들고 그러니 부유해 보였나 보다.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면서 왜 호텔에서 자지 않냐는 식으로 말했다니 그렇게 이해된다. 하긴 틀린 말도 아니지만 좀 당황스럽긴 하다. 그래도 날이 밝아질 때면 좋으련만… 일찍 자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