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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국경 가는 버스를 알아보러 버스 터미널로 간다. C 13-1오래된 국경이지만 외국인의 왕래가 잦지는 않은가 보다. 버스를 타고 국경 근처 마을에 내려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이 말은 귀찮게 흥정을 두 번 해야 한다는 말이다. 20km 남은 동네에서 아저씨와 흥정 시작. 10,000동이라 해서 흔쾌히 탔더니 1km 정도에 있는 주유소에서 돈을 달란다. 그것도 100,000동을… 어이없어 내리려 하니 50,000동에 붙잡는다. 다른 버스 잡아 타기도 귀찮아서 많이 양보하겠으니 30,000동에 가자 제안하지만 싫단다. 말아라! 우린 내려서 걸어간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이런 경우엔 돈이 문제가 아니다. 5분도 안돼 버스가 다시 온다. 아저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30,000동에 O.K한다. 어차피 가는 길 한 사람이라도 더 태우는 게 낫지. 가만 지켜보니 현지인들은 20,000동을 낸다. 그래 두 배 이상은 곤란하다. 30,000동이면 딱 적정가다.

국경으로 가는 길. 론리플래닛에서는 마지막 20km 구간을 가파르고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하던데 그저 평범한 산길이다. ‘찰리'라는 우리나라에서 꽤 유명한 우리나라 자전거 여행자가 이 길을 세 시간 동안 9km를 달렸다 하던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좀 심했다.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도 한 시간에 4km는 간다. 그래서 그의 루트를 보니 아무래도 이 길이 첫 산길이었던 것 같다. 그를 폄하하거나 비교하고자 하는 건 아니고, 우리가 달린 길을 생각해 보니 정말 고생길이었지 싶다. 배에서 내려 텐진에서 베이징을 거쳐 내 몽골로 들어가기 전까지만 평지길이었지 그 다음부턴 내몽골 오르막과 허허 벌판의 강한 맞바람, 그 다음은 고비사막의 비포장길,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내려와 다시 자전거를 탄 길이 1,500m와 2,500m를 오르내리는 윈난의 산길, 베트남에 넘어와 동남아 최고의 산길, 그 다음은 세계 최악이라 여겨지는 라오스의 비포장 산길… 어떻게 그런 길만 골라 다녔는지 모르겠다. 지금 버스가 달리는 20km 구간 고도차 650m는 사파로 가는 20km 구간 고도차 1,700m에 비하면 우습다. 디엔비엔 푸에서 떠이짱(베트남 - 라오스) 국경도 20km 구간 1,100m 고도차였다. 정보가 부족했다. 그러니 몸이 고생할 수밖에…

국경에 도착해 베트남 보더 게이트 통과, 라오스 입국, 바로 출국, 다시 베트남 입국, 이렇게 해서 15일이 다시 갱신된다. 수수료를 뭐 그렇게 챙기시는지들 그 잠깐 사이에 우리 하루 밥값으로 충분한 60,000동씩 날라간다. 여기 왔다가는 버스 비에 이것 땜에 하루 묶은 숙박비까지 계산하면 2만원 좀 못 되는 돈으로 비자 15일 연장한 셈이다. 하루 그냥 보낸 건 우린 시간은 넉넉하니 상관없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C 13-2 후진 핸드폰을 하나 사고, 밥을 먹고, 효일이 부모님의 일정을 체크한다. 어쩔 수 없이 내일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하나 같이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뭐하나 깔끔하게 해결되는 게 없구나. 내일도 일어나 여기저기 알아봐야겠다. 근데 핸드폰 배터리는 왜 충전이 안 되는 거야. 아~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