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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침부터 햇살이 강하다. 내 몽골에서 사파리 모자를 잃어버려 민머리로 뜨거운 햇살을 받는다. 효일이 부모님이 삿갓 같은 베트남 모자를 주고 가셨는데 이게 머리에 잘 고정이 되질 않는다. 바람에 이리저리 움직여서 얼굴을 가려 위험할 것 같아 쓰지 못하겠다.

오늘도 역시 계속되는 맞바람이다. 하루에 150km 정도는 달려줘야 무이네에서 좀 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안 되겠다. 하루도 머물지 못할 바엔 무이네를 갈 이유가 없다. 계획을 급 변경한다. 400km 정도 남은 나짱에 가서 푹 쉬다 호치민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 좋겠다. 놀러 왔지 자전거 타러 온 건 아니니까. 이제 새로운 즐거운 목표가 생겼으니 좀 힘이 난다.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마음도 편해진다. 여행을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C 19-1날이 어두워지니 맞바람이 좀 줄었다. 햇빛도 사라져 자전거 타긴 좋은데 맞은편 차량들이 죄다 하이라이트를 켜고 오는 통에 순간적으로 시야가 좁아져 위험스럽다. 효일이는 안경까지 끼니 더 힘든가 보다. 밤 라이딩은 위험하다.

밥을 먹고 잘 곳을 찾으러 떠나려 하는데 식당 주인이 좋아 보여 뒤뜰에 텐트를 쳐도 되냐 물으니 손님인 한 아저씨가 맞은 편 집 앞마당에 치란다. 술이 좀 취하셔서 기분이 좋은지 앞마당으로 자전거를 끌고 가니 이번에는 집에 들어와 자란다. ‘감사합니다' 연발하며 집으로 들어간다. 알고 보니 식당 아줌마가 딸이나 며느리쯤 되는 것 같다. 한 동안 우리 곁에서 기분 나쁘지 않는 술 주정을 늘어놓으신다. 평소 같으면 바로 캠코더를 꺼냈을 텐데 주유소 사건 이후 캠코더 꺼내 들기가 조심스럽다. 샤워를 하고 잘 준비를 한다.C 1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