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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1번 국도를 계속 달리기 때문에 항상 그 길가 옆에 있는 곳에 텐트를 치게 된다. 수많은 화물차가 지나다니는 길이라서 시끄러워 중간 중간 깨기 일수다. 게다가 수많은 모기에 물린 간지러움 때문에 텐트를 치고 자면서 한번도 안 깨고 잔 적이 없다. 체력을 많이 소비하는 만큼 편안한 잠자리가 중요한데 말이지…

어젯밤 우리를 멈추게 한 오르막은 이내 내리막으로 변해 초반부터 신나게 달린다. 햇살이 뜨거워도 달릴 때는 바람을 맞으니 그렇게 고되진 않다. 이제 길 옆에 간간히 바다가 보인다. 베트남 해변은 별로라고들 하던데 그렇지도 않다. C 21-1긴 해안선에 비해 좋은 해변이 많지 않은지 모르겠지만 작은 어촌 마을의 바다가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에 이런 해변이 있다면 사람 머리밖에 안 보이는 곳이 됐을 거다. 쌀국수의 고명도 이제 고기가 아니라 해산물이다. 두툼한 새우에 갑오징어. 맛있다.C 21-2

흑석동 가는 288번 버스를 본다. 종로학원의 차도 몇 번 봤다. 몽골에서도 그런데 한글이 써 있는 차를 많이 본다. 론리플래닛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고차의 품질이 좋아서 오리지널임을 강조하기 위해 정부에서 금지하고 있음에도 떼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떤 차에는 이상한 폰트에 앞 뒤 좌우가 바뀐 의미 없는 한글이 붙어있기도 하다.

저녁엔 Bun Pho 를 먹는다. Com Pho는 쌀국수, Bun Pho는 밀가루 국수다. 쌀국수는 면발의 굵기 차이만 있는데, 밀가루 국수는 당면 같은 것도 있고, 쫄면 같은 것도 있고, 그냥 국수도 있다. 육수와 고명은 차이가 없다. 쌀국수 집만큼 밀가루 국수집도 많은데 이상하게도 같이 하는 집은 없다. 이유는 모르겠다.

나짱까지 95km 남은 지점. 어두워졌음에도 내일 일찍 도착하려고 밤길을 달리는데 거대한 오르막 등장. 그냥 주유소에 텐트를 친다. 이제 내일만 달리면 멋진 해변을 즐길 수 있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