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 지기 전에 115km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다. 텐트치기를 허락해 준 집 주인 아줌마는 씨엠립에서 프놈펜으로 돌아갈 때 다시 와서 자고 가라 한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언제 여길 다시 찾을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아침 라이딩이라 아직 햇살이 덜하다. 효일이는 더위를 먹은 게 분명해졌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무척이나 힘들어한다. 평소 같으면 내가 혼자 치고 나가지만 이런 경우엔 뒤에서 독려하면 부담을 주며 다릴 수밖에 없다. 어쨌건 우린 오늘 안에 씨엠립에 도착해야 하고, 이제 3월인데 벌써 더위를 먹는 건 부족한 체력 탓이다. 체력을 늘리는 방법은 힘들 때 한 걸음 더 딛는 수밖에 없다. 벌써 퍼지면 7~8월에 달려야 할 인도는 정말 위험하다. 효일이도 꾸역꾸역 달리지만 힘들어 죽겠는 게 보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앞으로 얼마나 더 험한 여정이 있을지 모르니 몰아 붙이는 수밖에…
그래도 일찍 출발한 덕에 해가 지기 전에 씨엠립에 도착한다. 씨엠립에 도착해서 바로 한국식당을 찾아 물냉면을 먹으려 했지만, 물냉면이 없어 대신 열무국수를 먹는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던 효일이도 좋아 라고 먹는다. 힘들게 목적을 달성했으니 즐길 만 하다. 프놈펜에 있을 때 만났던 친구 락스마이가 이곳에 출장을 와서 만난다. 그가 묶는 게스트 하우스에 우리의 방을 잡고 짐을 푼다. 그와 동행한 빅토리아와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간다. 3년 전에 이곳에 왔었는데 도시가 너무 변했다. 그땐 작은 마을이었을 뿐인데 제법 큰 도시가 됐다. 길눈이 밝아 한번 간 곳은 잘 잊지 않는 편인데, 처음 와 보는 곳처럼 방향 잡기가 힘들다. 간단히 맥주를 몇 잔 마시고 돌아온다. 모두들 내일 일이 있다. 우리도 내일 오전에 플랜 캄보디아에 가야 한다.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에 접속하니 한 페이지 뜨기가 힘들다. 못된 것들. 이게 무슨 프리 인터넷이냐. 포기하고 잠이나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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