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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햇볕이 무서울 정도로 뜨겁다. 그늘을 찾아 벽에 붙어 걸으면서 밥을 먹으러 간다. 어제 갔던 올드 마켓 주변 노점은 해가 진 저녁에만 장사를 하는지 아무것도 없다. 돌아와 집 근처에 있는 노점에서 볶음 국수를 먹는다. C 22-1숙소의 무선 인터넷은 너무 느리고 중간에 끊기는 경우가 많아 무용지물이다. 가까운 인터넷 카페에서 방콕에서 신세 질만한 곳을 찾기 위해 카우치서핑과 웜샤워를 뒤적거린다. 역시 큰 도시라 사람도 많다. 20여명에게 메세지를 보내놨으니 한 사람은 연락을 주겠지.

낮에 플랜 캄보디아의 코살이 차를 끌고 우리 숙소로 온다. 그의 차를 타고 사무실에 가서 간단한 프리젠테이션을 듣는다. C 22-2 2주간 세바스티안의 집에서 지낸 게 도움이 됐는지 영어가 좀 잘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음… 이런 식으로 향상이 되는 것이군.

다시 코살의 차를 타고 플랜 사업 지역인 앙코르 톰으로 이동한다. C 22-3 앙코르 유적군은 굉장히 넓은 지역이기 때문에 그 안에 사는 사람도 많다. 수많은 거대한 유적들을 지나고 관광객의 발이 닫지 않는 현지인 마을에 들어선다. 플랜 지원해서 만든 우물과 학교 시설들을 둘러본다. C 22-5 C 22-4벽 한 쪽에 붙어있는 레논과 요코의 사진이 적어도 나에게는 굉장히 인상적이다.C 22-6 학교에서 뛰어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해맑다. 부와 상관없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언제 봐도 즐거운 광경이다. C 22-7효일이가 잠시 배를 움켜잡고 꼼짝도 못하기에 걱정을 했는데 이내 회복된다. 아마도 아침에 노점 식당에서 먹은 물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싶다. 나도 배가 살살 아파오려다 말았었다. 물을 계속 사먹을 수도 없고, 사서 먹어도 금방 미지근해져서 얼음을 달래 같이 먹으니, 그냥 주는 물을 먹는 거나 다를 바 없어 아무 물이나 먹어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베트남 호이안에서 효일이가 설사병이 난 것도 마찬가지 이유였지 싶다. 나는 위장이 좀 튼튼한지 아직 큰 탈은 없다. 어차피 하루 이틀 여행할 것도 아닌데 면역력을 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식당에서 만난 아저씨는 여기서 주는 얼음이 굉장히 더럽다며 먹지 말라 했지만 뙤약볕을 달리는 우리에겐 너무 잔인한 말이다. 여기 사람들도 다 먹는 건데 설마 죽기야 할라고. 우리는 최대한 현지인화 돼야 한다.

플랜 캄보디아와의 만남을 끝내고 돌아와 샤워를 한다. 너무 더워서 좀만 움직여도 샤워를 해야 한다. 방에서 좀 쉬다 해가 지고 나서 밖으로 나온다. 올드 마켓 노점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맥주를 두 병씩 마신다. 큰 병 두 개를 마셨더니 약간 취기가 올라 집 근처에 있는 펍에서 생맥주를 더 마신다. 둘이 마시면 항상 그렇듯 서로의 불만과 여행의 방향에 대해 얘기한다. 불만을 말해도 확실히 예전보다 대화가 매끄럽게 진행되는 것 같다. 이런 게 동반자로서의 관계가 다져지고 있는 증표일 거다. 3000cc 두 개를 마시고 돌아온다. 아… 취한다. 돌아와 뻗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