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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마지막 끼니를 위해 어제 마트에 갔다가 곱창 비슷한 게 있어서 사 왔는데 아침에 보니 도가니였다. 이미 볶음 양념을 해 놔서 하는 수 없이 그냥 볶는데 너무 질기다. 그 상태로 물을 부어 삶는다. 그런대로 먹을만하다. 이곳에서는 고기 종류와 부위에 상관없이 가격이 비슷하고 저렴하다. 우리나라만 비싸다.C 18-1

내일 출발을 위해 짐을 정리한다. 다시 라이딩이 시작되지만 내일 저녁이면 언제 그렇게 쉬었나 싶을 거다. 짐을 정리하는 마음이 그리 가볍진 않다. 뜨거운 날씨가 한 몫 단단히 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저녁이 되고 세바스티안과 홈메이트들 그리고 그 밖의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러 독일 식당에 간다. 서로 이것저것 다양한 독일 음식을 시켰는데, 왜 독일 음식이 소세지 말고는 유명한 게 없는지 알겠다. 거의 모든 음식이 크기만 다르게 해서 감자와 고기를 볶거나 샐러드화 한 것이다. 한 나라의 전통 음식이라고 하기 뭐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그냥 단순한 음식들이다. 소세지도 알고 보면 우리나라 순대처럼 많은 나라에 비슷한 음식이 있다. 그나마 소세지는 손이 많이 가는 요리이니 그걸 내세웠나 보다. 맛이 없진 않지만 새로운 맛을 원했던 내겐 좀 실망스러운 일이다.

식사가 끝나자 종업원이 각각 개인에게 계산서를 준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세바스티안이 나와 효일이의 계산서를 챙긴다. 홍보 영상을 만들어 줬으니 밥은 자기가 사겠단다. 고맙지만 미안도 하다. 적당하면 그냥 내가 내겠다고 할 텐데 개인당 7달러의 한끼 식사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염치 불구하고 그냥 고마워하는 수밖에…

돌아와서 맥주 한 잔씩 먹으며 노닥거린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이곳이, 아니 여기서 만난 친구들은 정말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즐거운 프놈펜 여행이었다. 내일 우리는 다시 우리의 현실로 발을 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