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이 과했는지 속이 좋지 않다. 남은 재료를 모두 이용해 찬과 국을 만든다. 역시 반찬을 놓고 먹는 밥이 우리에겐 맞는다. 배부르다.집에 탁구대가 있는데 같이 할 사람이 없는지 눈이 마주칠 때마다 탁구를 치자고 한다. 탁구는 잘 못하는데 첫 날 어떻게 운이 좋아서 한 번 이긴 걸 가지고, 자기가 캄보디아에 와서 처음 졌다며 분해 한다. 그 뒤로 두 번을 이겼는데도 한 번의 패배가 마음에 남아있나 보다. 다시 한판 친다.하루 종일 빈둥거리면서 여행기를 쓴다. 동영상은 적당히 사건을 묶으면 되지만 여행기는 일기 형식으로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2주일간 놀았던 쉬었건 똑같은 2주일 치 분량이 나온다. 귀찮다고 잠깐 손을 놓으면 너무 밀려 포기해버릴 수 있다. 일은 일이니 할 때 해야지.
여행기를 쓰고 시간이 남아 페이스 북에 올릴 사진정리. 이것도 새로운 일이다. 일이 뒤에 남아 있는 건 싫기 때문에 할 때 바짝 해야지. 처음부터 사진을 다시 정리 하려니 이것도 영 귀찮은 작업이다. 블로그를 영문으로 꾸밀 수 있으면 안 해도 되는 일이다. 앞으로 외국인 친구를 더 만나게 될 테니 그들과 연락을 유지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주일도 안 되는 시간에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을 만나게 되니, 솔직히 말하면 지금 평생 연락할 것 같은 친구도 쉽게 잊게 된다.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있는 친구와의 연락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 일이라 생각지 말자.
일이 있어 나갔다 들어온 세바스티안은 계속 졸려 하면서도 자지 않고 피곤해한다. 왜 저러고 있나 보면서 우린 우리 일을 한다. 12시가 지나자 가방에서 소주를 꺼낸다. 28일이 효일이 생일이라고 말했었는데 그걸 기억하고 소주를 사와서 12시가 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곤 소주 한 잔 먹고 바로 잠을 잔다. 기특한 자식이다. 정말 계속 연락을 유지하고픈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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