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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날짜를 착각해서 오늘 출발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매일같이 일기를 쓰면서도 그냥 기계적으로 날짜를 적다 보니 오늘이 몇 일인지도 모를 때가 많다. 어차피 우리에게 날짜는 비자 기간 체크할 때 빼면 의미가 없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여행한지 정확히 반 년째 되는 날이다. 앞에 '반'자가 붙긴 하지만, '년'이란 단위가 들어가니 꽤 오랜 시간이 지났구나 싶다. 만든 노래 가사처럼 정말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 줄 모르는 여행자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아직도 계획의 서론도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의 시간이 훨씬 길다.

하루 종일 쉬며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라이딩을 준비한다. C 25-1 방콕으로 향할 예정을 알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직원이 조심하라는 충고를 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탁신 재산의 국고 환원 문제 재판을 놓고 그의 지지자들이 14일경부터 일주일간 대규모 시위를 한다는 내용이다. 폭력사태로 변질될 위험이 있으니 여행자나 거주민에게 주위를 요한다는 내용도 있다. 하필 우리의 방콕 일정과 딱 들어맞는다. 하지만 뭐, 그것 때문에 일정이 꼬이는 건 원치 않는다. '죽기야 하겠어', '어떻게든 되겠지'는 이번 여행을 임하는 자세다. 일단 준비와 계획을 머리 속에 그려놓고 갖는 이런 마음 가짐은 도움이 될 때도 많다. '위험'이란 단어는 때론 '재미'의 유의어가 된다. 어디서나 정신을 집중하고 있으면 탈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