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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침에 일어났는데 폼은 여전히 집에 있다. 직장이 그리 엄격하지 않은 모양인 건지, 프리랜서인지 모르겠다. 아침을 먹으러 나가길래 같이 나선다. 폼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이렇게 수줍은 성격에 카우치 서핑 호스트를 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사람이 원하는 걸 모두 행동으로 옮길 수는 없으니 전혀 모르지는 않다.

같이 밥을 먹고 와서 우리는 전화를 통해 플랜 타일랜드와 약속을 잡는다. 잠시 쉬다 나와 버스를 타고 플랜 타일랜드 사무실로 간다. 플랜 사무실을 방문할 때면 언제나 반갑게 맞아 주는 게 참 좋다. 탁신 관련된 시위 때문에 담당자는 없지만 다른 직원이 우리를 맞고 친절히 이런 저런 정보를 제공해 준다. 후원 담당자와는 화상으로 연결을 한 상태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준다.   C 6-2 C 6-3아무래도 사무실만으로는 그림이 안 나와 다른 후원자의 방문 건에 대해 물어보니 다음주에 방문자가 있다 한다. 그 후원자의 동의 여부에 따라 플랜 타일랜드 편의 그림이 결정될 것 같다. 기분 좋게 플랜 사무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다.

집에 오니 폼과 룸 메이트가 여전히 집을 지키고 있다. 무슨 직업이길래 월요일에도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C 6-1같이 DVD를 보다 저녁을 먹으러 나온다. 꼬치 몇 개를 시켜놓고 맥주를 마신다. 여행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자리를 옮긴다. 집 근처 술집에 간다. 이곳에 외국인은 없다. 하지만 우린 이제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다. 옆 테이블에 있던 친구들과 노닥거리다 어느덧 하나가 된다. 돈을 아끼려 더 이상 맥주를 주문하지 않자 그 친구들이 대신해서 시켜준다. 솔직히 말하면 어느 정도 계산에 있던 상황이지만 그 상황을 직접 맞닥뜨리면 여전히 고맙고 송구스러울 뿐이다. 가끔은 그들의 건배에 언제나 맞대응 해줄 수 있을 만한 주력을 갖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싶다. 다시 말하지만 담배피고, 술 잘 먹어 거부함이 없는 것이 그들과 친해지는 가장 빠른 길이다. C 6-4내일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술도 좀 먹었겠다 빤스만 입고 집 앞 풀장에 뛰어든다. R.E.M.의 Nightswimming을 흥얼거리며 물놀이를 즐긴다. 즐겁게 술을 먹고 집 앞 풀장에서 수영을 한다는 건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다. 세상의 몇 퍼센트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지속적이진 못하지만 이런 경험도 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여행에 감사한다. 가로등만 켜져 있는 풀장에 몸을 담그고 여행에 대해, 그리고 삶에 대해 얘기한다. 결론은 모두가 즐겁게 살길 바랄 뿐이다.

집으로 돌아온다. 늦은 시간에도 폼은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조용한 저녁이라 차분히 이런 저런 애기를 한다. 단지 수줍어할 뿐이다. 우리가 들어줄 의사를 충분히 표현하면 말을 하게 된다. 잠시지만 좀 더 가까워지는 순간이다. 밤새 작업을 하려 했지만 취기가 있어 그냥 자야겠다. 내일부턴 쭉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