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속이 좋지 않다. 딱히 해장할 만한 것도 없고, 너무 더워 움직이기도 귀찮아서 집 앞에 있는 가게에서 간단히 쌀국수 한 그릇을 먹는다. 국수 열라 조금 준다.
집으로 돌아와 늘어진다. 숙소 한 쪽에 론리 플레닛이 있어 어제 손천호 아저씨가 말해준 섬을 찾아 본다. 아직 잘 알려진 곳이 아니라며 여행기에 올리지 말 것을 권유했는데 과연 론리 플레닛에서도 따로 설명이 돼 있지 않은 섬이다. GPS에 체크한다.
책꽂이에 책이 꽤 있는데 정말 읽을만한 책이 없다. 어떻게 이런 책들만으로 책꽂이를 구성해 놨는지 그게 더 신기하다. 유일하게 책 다운 책은 헤세의 ‘데미안'이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데미안'을 읽는다. ‘데미안'은 내가 손 꼽는 소설이지만 이 더위에는 그리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
해가 져서 밖으로 나와 강가를 산책한다. 댄스 음악에 맞춰 에어로빅을 하는 아줌마들 무리가 있다.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이런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늘은 또 무슨 저녁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 어제 갔던 노점 식당에 가서 수끼와 목살구이 ‘꺼무양'을 다시 먹는다. 수끼는 보통이고 ‘꺼무양'은 정말 맛있다. 배불리 밥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다. 역시 카오산은 하루 이틀 머물며 놀긴 좋아도 며칠씩 있을만한 곳은 아닌 것 같다. 더운 날씨가 보태져서 더 지루한 시간이 되고 있다. 이젠 몸이 아픈 건 다 나은 것 같다. 곧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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