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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방콕에 도착한다. 터미널 앞에는 먹이감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이 줄지어 서 있다. 버스가 다니지 않는 이른 시간이라 어처구니 없는 가격을 불러댄다. 짜증이 나 버스가 다닐 때까지 기다리려다 적당하다 싶은 택시를 잡고 카오산으로 간다.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아 한산하다. 해가 뜨길 기다린다.

코창가는 버스를 구두 예약한 한국인 업소에 가서 티켓을 끊고 버스를 탄다. 위험하다는 방콕은 쏭크란 축제 준비로 활기차다. 환장할 노릇이다. 버스는 느릿 느릿 코창으로 들어가는 선착장에 도착한다. 육지에서 섬이 크게 보일 정도로 가깝다. 배를 타고 섬에 도착. C 35-1다시 작은 트럭 택시를 탄다. 세바스티안이 머문다는 숙소는 선착장에서 15km정도 떨어진 해변이다.

차가 밀려 앞을 보니 어른, 아이 할 거 없이 모두 나와 길을 막고, 차를 막고, 물을 뿌린다. C 35-2쏭크란 축제가 시작됐다. 택시 운전사도 축제를 즐기라는 듯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선 속도를 줄인다. 그러면 물총과 물통을 든 사람들이 몰려와 우리에게 물을 뿌린다. 우린 무기도 없이 택시 안에서 무방비 상태로 당하기만 한다. 그래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세상엔 이런 저런 축제가 많지만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는 많지 않다. 정말 즐거운 축제다. 가방 속 카메라가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한 낮의 뜨거운 열기를 식혀주는 물세례가 마냥 좋다.     C 35-3 C 35-4 C 35-5 C 35-6 C 35-7 C 35-8한창 즐기고 있는데 저쪽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세바스티안. 반갑게 포옹한다. 그를 따라 그가 묶는 숙소로 가서 우리 방갈로를 잡는다. C 35-9코창은 굉장히 유명한 섬은 아니어서 방값이 적당하다. 간단히 젖은 몸을 씻고 밥을 먹으러 간다. 그리고 가볍게 맥주 한 잔. 세바스티안은 정말 반가워한다. 많은 사람이 말로만 그러는데 우리는 진짜 찾아왔다며 고마워한다. 이렇게 맞아주는 친구를 만나는 우리도 즐겁다. 스카 뮤직 콘서트가 있다며 가자 한다. 섬 내 교통 수단이 택시뿐인데, 택시비가 너무 비싸 고민 끝에 오토바이를 렌트한다. 고민의 이유는 내가 오토바이를 한 번도 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세바스티안의 속성 과외로 타는 법을 익힌다. 기어도 없는 작은 스쿠터라 그리 어렵지 않다. 출발. 손의 작은 움직임으로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 운전이 재미있다. 이래서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즐기는 군. 나 또한 당장 자전거를 버리고 오토바이로 대처하고 싶은 생각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오토바이를 사야지…

세바스티안이 말한 콘서트는 라이브 밴드가 있는 펍이었다. 스카 뮤직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이 바로 옆에 있어서 분위기가 좋다. 술도 많이 먹고 흥이 올라 무대에 올라 춤도 추고 좋다. 섬에도 왔고, 세바스티안도 만나고, 술도 취하고, 오토바이도 타고… 멋진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