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리와 같이 잤던 경찰 Thongchai 아저씨가 6시부터 깨우더니 밥을 먹으러 가자 한다. 더 자고 싶지만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아저씨의 오토바이를 타고 큰 길가로 나가 밥을 먹는다. 밥 위에 이런 저런 야채와 양념 가루를 넣은 태국식 비빔밥같다. ‘카우얌'이라고 하는데 그리 맛있진 않으나 양이 적어 두 그릇을 먹는다. 다시 우리를 태우고 숲 깊숙이 들어가니 거기엔 동굴이 있다. 어제부터 뭘 보러 가자 하더니 여긴가 보다. 동굴 안내 할아버지와 함께 동굴을 둘러본다. 코를 간지르는 매캐한 냄새가 나더니 과연 동굴 천정에는 박쥐들로 새까맣다. 이렇게 아까운 데서 박쥐를 본 적이 없어서 좀 흠짓했지만 이내 익숙해진다. 관리인도 있고 입간판도 있긴 한데 동굴 안은 천연 동굴과 다름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동굴이 워낙 커서 이리저리 미로 같은 길로 다니며 기괴한 형상의 종주와 종류석등을 구경한다. 오래 전 수학 여행 때 길 잘 놓여있는 우리나라 동굴을 구경하고 처음인데, 마치 정글을 탐험하는 것처럼 재미있다. 동굴 구경을 마치고 방갈로로 돌아와 떠날 준비를 한다. 기념으로 사진을 인화해주고 기념품을 주니 너무 고마워한다. 언제나 이들은 주는 것엔 관대하고, 받는 것엔 한없이 겸손해 한다. 본 받을 일이다. 마지막으로 음료수 한 잔하고 굿바이.
국경까지는 100km. 국경 근처 경찰서에서 하루 더 묶고 넘을 생각이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 맘을 아는지 발을 더디게 하는 빌어먹을 폭우도 한 차례 내린다.너무 일찍 일어나서 쉬는 동안 잠시 눈도 붙인다. 적당히 어두워졌을 때 국경을 15km 남은 지점에 있는 경찰서 앞에 텐트를 친다. 이제 내일이면 7번째 나라인 말레이시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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