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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세숫대야에 놔둔 게는 밤새 죽어버렸다. 원래 이렇게 빨리 죽는 건가? 어제 고생이 헛수고가 됐다. 게 잡이의 흥미를 잃는다.

이제 더 이상 이곳에서 할 일이 없다. 슬슬 문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전기가 안 들어와 작업조차 할 수 없는 환경. 효일이는 그래서 완전 한량처럼 지내는 게 아직까지 좋다고 하는데, 난 그것만이라면 좋지만 해야 할 일이 쌓이고 있는 게 싫다. 아르바이트가 연기됐을 때도 돈도 돈이지만 일정에 맞춰 비행기 다시 예약하고 루트를 변경해야 하는 신경 쓸 일들이 생기는 게 짜증이 났다. 성격이 그렇다. 해야 할 일을 지금 하지 못하면 신경이 쓰여 다른 걸 온전히 즐기지 못한다. 하지만 어쩔 수 있나 지금은 뭐든 할 수가 없는 걸. C 54-1어제 게 잡이가 좀 힘들었는지 몸이 좀 뻐근하다. 아침을 먹고 와서 낮잠 한 숨 잔다. 일어나서 수영 한 판. 아~ 정말 지루하다. 이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과연 무슨 재미로 사는지… 모르는 게 약이 되는 순간. 우린 이미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자연과 동화되어 이들처럼 살기 힘들다. 무엇이 더 나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지금 난 무지 지루하다는 것뿐이다. C 54-2

저녁을 먹고 맥주를 사온다.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맥주를 마신다. 이렇게 또 하루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