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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어제처럼 일어나 바다에 뛰어든다. 밤새 몸에서 품어져 나온 기름때를 바닷물로 씻어내고, 대자연에 오줌을 갈겨준다. 돌아와 소금기를 닦아내고 밥을 먹으면 할 일이 없다. 전기도 안 들어오는 한적한 해변에서의 시간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다 좀 더우면 뛰어들고, 다시 나와 멍하니 있다 뛰어들고의 반복이다. 책이 있으면 좋았을 텐데, 전기가 들어오면, 인터넷이 되면… 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지만 다 무용한 생각일 뿐이다. C 52-1숙소 근처에 농구 코트가 있어 둘이 일대일 맥주 사오기 내길 한다. 오랜만에 하는 농구라 재미있지만 금방 지친다. 자전거를 타면 자전거를 타기 위한 근육만 발달할 뿐 다른 운동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누군가 관심을 갖고 다가와 같이 하길 바랬는데 어느 누구도 농구에는 흥미가 없나 보다. C 52-2방금 샤워를 하고 나온 듯 땀을 흘려 다시 바다에 뛰어든다. 땀을 식히고 나와 음악을 들으며 멍하니 있다가 해변을 기어 다니는 게를 보고 게 잡이에 나선다. 해변가에는 작은 게들뿐이지만 조금 들어가면 제법 큰 놈들이 있다. C 52-3그렇게 두 시간을 노니 날이 어두워진다. 새로운 놀 거리가 생겼으니 내일은 본격적으로 잡아봐야겠다. 게에 독이 있단 소리는 못 들어 봤으니 어떻게 조리를 할까도 생각해 봐야겠다.

저녁을 먹고 와서 맥주를 마신다. 이런 순간들마다 친구들이 그립다. 너희들은 지금 무얼 하고 있느냐. 지금 여기 있다면 정말 즐거울 텐데… 보고 싶은 사람을 볼 수 없다는 건 정말 슬픈 일이지만 어차피 여행 중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업이다. 여행의 유일한 단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