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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일어나 경찰 서장님과 사진 한방 박고 출발한다. C 49-1

오늘은 유난히 구름이 많다. 햇볕이 없어 좋긴 하지만 비가 많이 올까 걱정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한 시간이 지나자 폭우가 쏟아진다. 다른 때보다 좀 길게 온다. 비가 그쳐 다시 출발. 두 시간쯤 지나니 또 비가 쏟아진다. 30분 가량 비를 피하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부슬비가 됐을 때 출발. 그렇게 10분쯤 달리니 빗 방울이 다시 굵어 진다. 한 식당에 들어가 쌀국수를 먹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리지만 하늘을 보니 여간 해서 그칠 비가 아니다.  C 49-2우리가 목표한 섬 ‘꼬 부론’으로 들어가는 선착장까지는 55여km. 비수기라 배가 하루에 한 번 정도 들어간다는데 몇 시에 출발하는지 모른다. 그래서 오늘 그 근처까지 가서 자고 오전에 배를 알아보려 했는데 이러다 하루를 버릴지도 모른다. 한 시간을 넘게 기다려도 비는 그칠 것 같지 않아 판초우의를 뒤집어 쓰고 비속을 달린다.

가끔 내리는 비는 열기를 식혀줘 좋지만 이렇게 계속되는 비는 곤란하다. 비 속 주행이 짜증났는데, 이미 몸은 젖을 데로 젖어 그냥 비를 즐기기 시작한다. 비는 피하려고 하면 짜증스러운 것이지만, 애라 모르겠단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어린애 마냥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신나게 폭주한다. 선착장을 17km 남겨둔 지점에 있는 경찰서에서 멈춘다. 지난 이틀간 너무 좋은 환경에서 텐트를 쳐서 좀 실망스러운 작은 경찰서지만 종일 비가 내려서 덥지는 않겠다.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