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일찍 일어나 할 일이 없어 랩탑을 열어 확인하니 무선 인터넷이 잡힌다. 오호라 하며 메일을 확인해 보니 아르바이트 일정이 또 바뀌었다는 비보가 보인다. 짜증을 내며 자세한 일정을 보려 하니 인터넷이 차단된다. 자세한 상황은 모른 채 골치 아픈 상태로 주행을 시작한다. 싸구려 비행기 티켓을 부킹해 놨기 때문에 예약을 변경하는 데만 15만원 돈이 부가된다. 돈도 돈이고 그 일정에 맞춰 루트를 바꿔놨는데 또 골머리를 앓을 생각을 하니 신경 쓰인다. 자전거 주행 시에는 심리적인 면이 상당히 많이 작용한다. 기본적으로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상태에서 예전에 기술한 바와 같이 물통이 비어 있거나, 현금이 바닥났거나 하면 훨씬 더 힘이 든다. 그래서 뭔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자전거 타는 시간에 사색도 힘들고, 콧노래도 안 나오는, 그 문제에 대한 신경만 곤두서는 괴로운 시간이 된다.
하루 종일 짜증스런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쯤에 큰 도시에 도착해 제일 먼저 인터넷 카페를 찾아 정확한 정보를 확인한다. 일정이 하루 밀린 것이라 루트는 변경할 필요 없는데, 비행기 변경 수수료는 고스라니 날리게 생겼다. 어이없는 건 담당자라는 사람이 실수로 일정에 대한 정보를 잘못 알려줬다는 것이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 꼴이다.
어쨌든 비행기 예약을 변경하고, 목표한 경찰서에 도착한다. 경찰 아저씨는 캠핑은 안 된다며 어제보다 더 훌륭한 미팅 룸을 내준다. 에어컨도 손수 켜 주신다. 에어컨은 진정 인류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다. 오늘 골치 아팠던 문제는 이 시원한 바람에 날리고 다시 즐거운 주행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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