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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일어나니 이미 모두 떠났다. 봉화직염은 별 다른 차도가 없고 통풍 증세는 약간 가라앉았다. C 6-1밥을 먹어야 하기에 한참을 걸어 식당에 간다. 통풍 발작 증세가 있을 때는 무조건 쉬어줘야 하는데 식당이 이렇게 머니 우리나라의 배달 문화가 그립다. 피자같은 것은 배달이 되지만 너무 비싸다. 이 정도라도 걸을 수 있어 다행이다. 중국요리는 뭐든 입에 잘 맞는다. 밥을 먹고 돌아와 할 수 있는 일은 휴식뿐. 인터넷이라도 맘 껏 할 수 있어 그나마 심심함이 덜 하다.

퇴근을 한 캄밍이 우리를 오토바이에 태우고 클리닉에 데려간다.  C 6-2 이지와 싸이다가 아프리카에서의 경험을 말하며, 잘못하면 상처부위의 살을 째고 들어내야 한다고 했는데, 다행히 의사의 처방은 먹는 약과 연고 뿐이다. 상처가 균에 감염된 것이니 깨끗이 씻고, 처방대로 따르면 5일 정도면 회복될 거라 한다.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이어서 다행이다. 우리의 보호자 역할을 해준 캄밍은 의사가 불친절하다고 투덜거리지만 어디 우리나라 의사들만 할라고… 밥을 먹고 돌아온다.

모든 병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서 온다. 통풍은 나의 식습관에서 왔고, 봉화직염은 여행 중 생활 습관에서 왔다. 건강을 과신하고 돈 아낀다고 밥 제대로 챙겨먹지 않고 아무 물에서 씻고 하니 균이 좋아라 한 것이다. 병이란 언제나 그렇게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게 해준다. 통풍은 이미 어쩔 수 없이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병, 이 여행의 문제가 아니다. 유럽에 당도하기 전까지 우린 더 비위생적인 공간을 달려야 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보자면 대도시에서,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지인이 있는 곳에서 이렇게 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회복이 되면 또 금방 잊혀지는 게 병이지만, 이 순간은 분명 여행의 중요한 포인트다. 건강은 과신하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