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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자전거 샵으로 간다. 자전거가 깨끗이 정비돼있고 필요한 부품들도 한 바구니에 잘 담겨져 있다. C 8-2자전거를 손봐준 빈센트 아저씨와 농담 따먹기 좀 하고 사진 한 방.   C 8-3꼼꼼히 자전거를 정비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자잘한 부품들도 따로 챙겨 주신다.

이제 중요한 게 남았다. 제논 스포츠 쪽에서 이곳을 소개하면서 정비니 간단한 부품 교체가 가능할거라 했는데, 우리 자전거 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고, 앞으로 유럽에 도착하기 전까지 다시 지원 받기가 힘들 것 같아 이것저것 요구를 많이 했더니 공임 빼고 반 값 정도 할인된 금액이 거의 60~70만원 돈이다. C 8-1만약 우리가 이 돈을 내야 한다면 부품을 하나하나 뺄 생각이었는데 한 시간 가량 담당자 분끼리 연락을 주거니 받거니 하더니 제논 스포츠 쪽에서 모두 부담하기로 결정이 났다. 제논 스포츠도 좀 난감했을 거라 생각한다. 생각보다 금액이 컸고, 우리가 지불하게 놔두기도 그렇고... 어쨌든 제논 스포츠에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다. 자전거가 쌩쌩 잡음이 없어 좋다.

집으로 돌아오기 전 고장 난 아이팟을 고치기 위해 애플 서비스센터를 찾는다. 빌어먹을 애플의 서비스 정책은 세계 어디 가나 똑같아서 무슨 문젠지 확인하는 데에만 40싱가포르달러(약 34,500원)을 내야 한다고 한다. 문제점을 알아내고 고치려면 훨씬 더 큰돈이 들어갈 게 분명하다. 이렇게 나와 수년을 동거 동락한 아이팟과 이별의 인사를 나눈다. 언제나 곁에 있었기에 아쉬움이 크다. 주검이 된 몸이지만 내 너를 버리지 않겠다.

집으로 돌아와 밥을 해 먹고 내일 떠날 준비를 한다. 특별한 기억을 남기진 않았지만 싱가포르에도 발도장 하나 꾹 찍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