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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곧 떠나야 하는데 시차가 엉망이 돼 걱정이다. 휴식도 길었으니 출발하고 첫 날 주행에 애를 먹을 것 같다.

밥을 먹고 오니 모함메드가 와 있다. 어제 했던 인터뷰와 관련해 사진가와 대동하여 사진을 찍고자 않다. 자전거를 끌고 나가 도로를 왔다갔다하며, 포즈를 잡으며 무슨 화보 찍듯이 촬영을 한다. 구경꾼이 몰려드는 건 당연지사. C 8-7 다행히 오늘은 공휴일이라 도로가 좀 한산하다.

이슬람 국가 전체가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방글라데시는 금요일과 토요일이 휴일이고 일요일은 일하는 날이다. 달력도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우리와 달리 금요일부터 한 주가 시작된다. 처음엔 좀 혼동스러웠는데 날짜 볼 일이 별로 없으니 그리 큰 불편은 아니다. 어젠 다카 대학에 가서 사진을 찍자고 했지만 자기들도 좀 귀찮은지 집 앞 도로에서 간단히 촬영을 하고 마친다. 귀찮았는데 잘 됐다.

잠시 쉬다 버스를 타고 모함메드 집으로 간다. 푹푹 찌는 날씨에 사람 가득한 만원버스를 타니 찝찝하다. 그나마 달릴 때는 창문을 통해 바람이 들어와 참을만하지만 정체된 구간에서 땀이 흐르는 살을 타인과 맞대고 있노라면 불쾌지수가 급 상승한다.C 8-1모함메드 집에 도착한다. 귀여운 꼬맹이 아들내미가 우릴 맞아준다. C 8-2낯가림이 없는지 좋아라고 장난을 친다. 저녁밥을 준비한다. 원래 이런 문화를 갖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부인과 모함메드가 같이 요리를 한다. 라주도 칼 놀림이 예사롭지 않았었다. 전반적으로 남자도 같이 요리를 하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배불리 집 밥을 먹는다. C 8-4

무슨 특별한 일이 있어서 집에 데리고 온지 알았는데 별일 없이 우리가 웜샤워를 통해 자신에게 연락한 사람이어서 식사대접과 함께 집에서 하루 재우고 싶었나 보다. 밥을 먹고 TV를 보며 자신이 여행한 얘기와 그 여행 후 쓴 두 권의 책 그리고 각국 언론에 소개된 신문 스크랩북을 보여준다. C 8-3모함메드의 여행은 많은 나라 신문에 기사화 됐다. 이렇게 꼼꼼히 스크랩북을 해 놓은 사람들은 대게 여행을 하며 직접 언론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모함메드 역시 마찬가지. 조선일보에 소개된 단신 쪼가리도 있다. 한국에서 제일 큰 신문사 맞냐며 묻길래 한국에서 제일 큰 엉터리 신문사라 답해줬다. 이들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겠지만…

한쪽에 있는 방을 내주며 자라 한다. C 8-5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방글라데시 역시 거의 모든 집에 천정 선풍기가 달려있다. 천정 선풍기를 보면 대충 그 집의 형편을 짐작할 수 있다. 그냥 흰색 선풍기는 일반집, 금색 도금처리가 돼 있으면 좀 사는 집이다. C 8-6그 동안 딱딱한 바닥에서 좀 불편했는데 편안한 침대에 누워 금빛 날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