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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편안한 잠자리가 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어찌나 물어대는지… 모기도 나라마다 특성이 있다. 베트남 모기는 맥아리가 없어 날아다니는 놈도 잡기 편하고, 말레이시아 모기는 초파리마냥 작은 게 한 번 물리면 무지 간지럽다. 방글라데시 모기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주위에 어슬렁거리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다가 나타나서 물고 사라지니 도무지 잡을 방도가 없다. 밤새 긁적거리다가 날이 밝아서야 간신히 잠이 들었다.

모함메드가 깨운다. 눈꺼풀이 천근만근이다. 꼬맹이들이 와 장난을 치는데 놀아주기 귀찮다. C 9-1 계란과 토스트와 함께 ‘스윗'를 아침으로 준다. ‘스윗'은 말 그대로 단 음식이다. 굉장히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어떤 음식을 지칭하는 이름이라기보다 단 스낵류를 모두 스윗이라 부르는 것 같다. 근데 달아도 너무 달아서 한 개만 먹어도 식욕이 싹 사라진다.

밥을 먹고 나와 또 다시 언론사를 찾아 다닌다. 기자 기다리고 똑같은 인터뷰하며 세 네 군데를 돌아다니니 하루가 다 지나간다. 모함메드 자신에게 무슨 목적이 있는 것인지, 언론에 소개되는 게 여행에 도움이 되니 우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국경을 넘을 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언론에 소개된 자료가 큰 효과를 발휘한다며 이런 저런 여행 노하우를 알려주는데 미안하지만 크게 관심이 가질 않는다. 그렇다고 그만하자고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니 공짜 숙소와 겸사 겸사 다카 시내 구경하는 셈 쳐야겠다.

언론사를 돌아다니며 달력을 보니 한 주가 금요일로 시작하는 달력만 있는 게 아니었다. 어떤 달력은 토요일부터 시작하고, 어떤 달력은 일요일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달력에 익숙해서 그렇지 일주일의 시작이 언제냐 물으면 대답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지들 편한 데로 만드는 거지 뭐.

잠도 별로 못 자고 종일 돌아다녔더니 피곤하다. 오늘은 좀 일직 잠들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