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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집에 있던 난과 오믈렛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우쿨렐레를 찾으러 간다. 헤드머쉰도 고쳐졌고, 그 동안 테이프로 붙여놨던 바디도 잘 붙었다. 바디가 벌어진 후에 비를 많이 맞아 나무가 꽤 휘어져서 깔끔하진 않지만 소리만 나면 된다. C 17-2집에 들어오면서 자전거를 들고 올라온다. 카트만두에 오는 동안 비를 많이 맞아서 체인이 많이 녹슬었다. 아침과 저녁 4시간씩만 물이 나와 통에 받아놓은 물로만 닦다 보니 전체를 깔끔하게 씻진 못하고 중요 부품부위만 닦고 기름칠을 해 둔다. C 17-3또 비를 맞을 테니 깨끗이 닦을 생각도 없다. 다음은 빤쓰 꿰매기. 팬티 다섯 장을 갖고 왔는데 타이트했던 게 손 빨래로 쥐어짜다 보니 트렁크가 됐다. 자전거 안장에 쓸려서 엉덩이 부분이 많이 헤지고 구멍이 잘 난다. 어린 시절엔 발가락 구멍 난 양말 꿰매 신곤 했는데 언젠가부터 구멍 난 양말은 버리는 게 당연한 형편에서 살다가 팬티까지 꼬매 입으려니 좀 귀찮다. 양말도 꿰매고, 찢어진 텐트도 꿰맨다. 바느질이 부쩍 늘겠다. 다음은 찢어진 페니어를 손보고, GPS 방수커버도 붙인다. 이것저것 정비를 하다 보니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이제 좀 쉬려고 앉아있으니 또 파티에 가잖다. 이렇게 맨날 놀기도 힘들겠다. 귀찮아 안 가려고 했는데 어제 만난 재상이가 그쪽 집에 머물고 있어서 동참한다. 익숙한 얼굴도 있고 새로운 얼굴도 있다. 여럿이 모여 자유롭게 노는 분위기라 우리끼리만 노닥거린다. 그렇게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 사이에 비가 와서 자전거가 비에 젖어있다. 기름칠 쫙 해놨더니 하루를 못 가는구나. 짜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