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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이는 그 동안 일찍 일어나 버릇했는지 일어나서 부산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C 26-1밤에 비가 많이 내렸는데 다행히 아침 하늘이 맑다. 텐트 치기를 허락해 준 주인 아줌마가 하는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달밧떠까리에 고기 반찬을 추가하면 값이 두 배가 된다. 네팔도 달(소스)과 밧(밥) 떠까리(야채)는 계속 리필 해 준다. C 26-2그리 추가해서 먹을 만큼 맛있지가 않아 문제지만…

밥을 먹고 달리기 시작한다. 언제나처럼 한 시간 달리고 30~40분을 쉬며 똑같은 일과를 보낸다. 계속 산골짜기를 달리고 있어서 끊임없이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된다. 그 고도차가 크지 않아서 예상보단 덜 힘들다. 우선 길이 닦여있으니 네팔에선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골짜기 길을 달리니 경치는 좋은데 하루 종일 똑같으니 감흥이 무뎌진다. 한차례 폭우가 쏟아진다. 산 중에 구름이 많아서 맑다가도 갑작스런 소나기가 내리곤 한다. 짧게 치고 빠지는 비라서 잠시 기다렸다 다시 달리면 된다.  C 26-3해질 무렵 작은 마을에 진입한다. 경찰서에서 퇴짜를 맞고 근처에 있는 주유소에 텐트 허락을 받는다. C 26-4텐트를 쳐 놓고 식당으로 간다. 오늘이 여행 떠난 지 만 일년째 되는 날이라 맥주라도 한 잔하며 자축하려 했는데 130~180루피로 형성돼 있는 맥주를 200루피(약 3400원)나 달라해서 포기하고 우리나라 소주 같은 네팔 서민들이 술인 럭시를 한 컵씩 마신다. C 26-5자축파티는 상황이 좋은 곳에서 해야겠다.

닭고기 볶음 안주를 시켰는데 코딱지만큼 준다. 맛난 거 양껏 먹고 싶은 소망이 있다. 큰 도시가면 가끔 한국식당에 가지만 한 두 끼 먹어서는 욕구 충족이 안 된다. 2~3일은 계속 먹어줘야 그 그리움이 잠깐이나마 사라질 텐데… 효일이하고는 이미 현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음식 얘기는 안 한지 오래다. 재상이가 합류하고부터는 우리끼리 다 끝내버린 얘기가 간혹 나오는데 오늘은 입으로 맛 집 순례를 하며 입맛을 다신다. 그때 재상이가 꺼낸 튜브 고추장. 그래 이 맛이구나. 난 외국에서 절대 못 산다. 입에 침만 고인 체 일년째 밤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