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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짐을 챙겨 나와 밥을 먹는다. 네팔은 잔 사기가 많다. 많은 곳에서 물건에 따라 5~20루피를 더 부르곤 한다. 정가를 말하면 대게 바로 승복하지만 끝까지 버티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럼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산중에 있는 작은 마을에 있는 가게들은 한 집이 그러면 다른 집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곳을 선택해 밥을 먹는다.

오늘 역시 오르막과 내리막의 반복이다. 길을 달리다 정말 오랜만에 맞은편에서 오는 다른 자전거 여행자를 만난다. 자전거 여행자들끼리는 절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친구인 냥 서로 자전거를 세우고 반갑게 인사한다. 네덜란드 남자와 일본 여자커플. C 27-1일본 친구는 한국인처럼 생겨서 혹시나 싶어 어느 나라 사람이냐 물었는데 그와 동시에 그 친구도 나에게 같은 질문을 한다. 나는 일본 사람 같단 소리를 많이 들으니 서로 상대방의 나라로 착각했다. 잠시나마 서로의 여행 얘기를 하고 각자 갈 길로 간다.

날씨가 덥다. 간간히 길을 가로지르는 계곡 물이 있어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든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 큰 오르막이 하나 있는데 모두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오늘 그 오르막을 넘어야 예정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데 계곡물의 충동을 참지 못하고 주행을 멈춘다. 한 시간 정도 몸 좀 식히고 가려고 했는데 텐트치기 좋은 장소도 있고 해서 캠핑을 하기로 한다.  C 27-2네팔에선 돼지고기를 안 먹어서 돌 구이는 포기하고 닭고기를 사 와서 삶아 먹는다. C 27-3코펠이 2인용이라 셋이 먹기 좀 부족하다. C 27-4닭 삶은 국물에 국수를 풀어먹는데 국수에서 이상한 향이 너무 강해 엉망이 된다. 캠핑의 필수 요인 모닥불은 나무에 물이 젖어 불이 붙지 않는다. C 27-5여러모로 실패한 캠핑이 됐다. 재상이는 우리의 베트남 캠핑을 보고 꽤나 기대를 한 것 같은데, 사실 그게 쉽지 않다. 경험이 쌓이면 성공률이 높아지겠지. 그래도 후레쉬로 밝힌 모닥불 앞에 모여 앉아 노닥거리니 왠지 낭만이 느껴진다. 이런 여유를 즐기기 위해 여행을 떠난 거 아닌가. 다른 목적에 집착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