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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룸비니로 가는 메인 도로 옆에 텐트를 쳐서 새벽부터 부산한 소리에 잠을 깬다. C 29-1더 자 보려고 하다가 그냥 일어난다. 네팔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패턴이다. 호시포티가 갖다 준 차를 마시며 꼬맹이들과 놀면서 잠을 깬다. 세수를 하고 오니 밥을 먹으라 한다. 간단한 짜파티와 야채커리. 구아바도 몇 개 챙겨준다. C 29-2맛있게 밥을 먹고 내일 다시 이 길을 지날 거라며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한 시간을 달려 룸비니에 도착한다.   C 29-3   지금 철이 아니라 여행객이 없는 건 이해가 가는데 부다의 탄생지 치고는 너무 어설프다. 싸구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바로 구경하러 들어간다. 광활한 대지에 부다가 태어난 지점에 세운 건물과 여러 절들이 있다. 부다가 태어난 정확한 지점에 있는 작은 돌과 주변에 아쇼카 왕의 기둥을 비롯한 기념 건물들이 있는데 너무 오래된 것들이라 그 흔적만 남아있다. 세계적으로 추앙 받는 성인의 탄생지 대접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아마도 그건 지금 이 나라 형편에 따른 바가 클 것이다.

주변 절을 돌아본다. 탄생지 지점 빼고는 딱히 뭐가 없는데 부다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각 나라에서 절을 지어놓았다. 물론 우리나라도 것도 있다. 큰 규모였는데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라 시멘트 건물로만 보인다. C 29-4잠시 쉬고 있는데 우리나라 스님이 밥을 먹고 가라 한다. 절밥이라는 게 큰 기대를 하게 하지 않지만, 우리에게 한국음식이란 그게 무엇이든 진수성찬이 된다. 고기 한 점 없는 밥을 배 터지게 싹 비운다. C 29-5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다른 나라의 절을 구경한다.

우리나라 절처럼 다른 나라 절도 공사중인 건물이 많다. 아니 거의 다 그렇다. 각 나라의 특색을 담은 절들이 다 완성되면 꽤나 볼만 할 것 같은데 이 공사가 언제 끝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최소 10년은 필요할 듯하다.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몇 일 컨디션이 안 좋아서 피곤하다. 발도 여기저기 많이 까졌다. 마음 같아선 며칠 더 쉬고 싶은데 내일 네팔 비자가 끝난다. 그래도 오랜만에 편한 잠자리를 잡았으니 맥주 한 잔 한다. 재상이 덕분에 대화가 많아져 좋다.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누며 밤이 깊어진다. 내일 한 달간의 네팔 여행이 끝난다. 까진 발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