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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숲에 텐트를 쳐서 습기가 가득하다. 어제 사 놓은 감자를 쪄서 끼니를 때운다. 잠시 비가 왔지만 이내 멈춘다. 출발.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근육의 힘이 빠진 게 아니라 온 몸에 기력이 없다. C 28-1제일 짜증나는 상황에서 오르막을 맞이한다. 이 산만 넘으면 앞으로 수 개월간 산 넘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으로 위안 삼으며 열심히 페달을 밟는다. 느릿느릿 올라 정상 지점에 멈춘다. 몸에 힘이 없어서인지 오늘따라 물이 많이 먹힌다. 카트만두에서 오래 쉬어서 모두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래도 이젠 오르막이 없다.C 28-2목적지인 룸비니를 향해 달린다. 네팔 여행이 끝날 때까지 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돈이 거의 다 떨어졌다. 음료수를 많이 먹은 때문이다. 간단하게 챠우면 하나 먹고 다시 출발. C 28-3한 시간을 산 길에서 보낸 탓에 밝을 때 룸비니에 도착하긴 힘들 듯하다. 마지막 타임에 힘차게 달려보지만 15km 남은 지점에서 날이 깜깜해진다. C 28-4음료수 하나 사 먹으니 우리 수중에 남은 돈은 제로. 배가 고프다. 밤길을 달려 룸비니에 도착한 후 게스트하우스를 잡고 돈을 환전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출발하려 하는데 한 친구가 접근한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좋은 친구들. 밤길에 룸비니는 너무 멀다며 짐 앞에 텐트를 치고 자라 한다. 솔직히 게스트하우스에서 편하게 잘 생각을 하다 텐트에서 자려니 그 호의가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 배부른 소리. 호시포티가 대접해 준 라면을 먹고 텐트를 친다.

샤워를 하고 오니 호스포티가 한국어 문제지를 내놓는다. 이 친구도 한국어 공부를 하며 한국에 가길 희망하고 있다. 1년 반전에 한 번 있었고 2~3년 안에 한번 더 취업비자를 얻을 수 있는 시험이 있다고 한다. 40명을 뽑는데 4,500명이 지원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선생님 월급으로 4,000루피(약 68,000원)를 받는데, 최저임금 928,000원이 보장되고 한국정부에서 직장까지 마련해 준다고 하니 큰 기회일 것이다. 네팔에서는 유독 한국에서 일했던 사람과 한국어 공부를 하는 친구를 많이 만났다. 한국어 문제지를 보니 공사현장 어휘가 많다. 이들에겐 실용회화라 할 수 있으니 그리 좋아 보이진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나름 인텔리 선생님이 일하러 한국에 가고 싶다며 한국어를 공부하는 현실이 좀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