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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간단한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로 아침을 먹는다. 라면이 하나 남았는데 어제 두 갤 연속으로 먹었더니 입에 물린다. 두 번에 물리다니… 어쩌면 몸에서 한 동안 먹지 않은 화학 조미료를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밥을 먹고 우체국에 간다. C 20-1친구와 가족들에게 엽서를 부친다. 엽서만 보내면 원래 이렇게 저렴한 건가?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장당 30루피(약 400원)밖에 안 한다. 이 정도라면 간간히 애용해도 되겠다.

엽서를 붙이고 다시 독수리 둥지로 간다. 모레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 오늘은 지나가는 차가 없어서 힘들게 올라간다. 여전히 아이들은 헬로를 외친다. C 20-2C 20-4C 20-5C 20-6C 20-3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설산의 눈이 많이 녹았는지 수로마다 물이 철철 넘친다. C 20-8C 20-7나무가 없어 흙탕물이고 굉장히 차다. 이곳 사람들은 이 물을 걸러서 바로 마신다. 그래서 식당에서 주는 물이 좀 뿌옇다. 파키스탄에 들어와서 호된 설사병이 난 이후로 그냥 물 먹기가 좀 두렵다. 그것도 투명치 않고 뿌여니 이곳에선 계속 물을 사 먹게 된다. 자전거를 타는 중이 아니니 그렇게 많이 먹진 않는다.

돌아와선 다시 라면을 끓여 먹는다. 양파와 마늘, 계란도 넣고 끓이니 좀 먹을만하다.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데 우스만과 사뮤엘이 놀러 왔다. 정원으로 나가자고 하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하시시를 꺼내 말기 시작한다. 내전이 있는 나라에선 자연히 큰 돈벌이인 마약 산업이 횡행할 수밖에 없고, 그런 아프카니스탄과 인접해 있는 이곳도 그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어서 손쉽게 이런 걸 구할 수 있나 보다. 근데 하시시는 목이 아파서 별로다. 뭔가를 같이 즐기려는 친구들의 마음이 좋을 뿐이다.

내일 하루 푹 쉬고 모레 다시 쿵쾅거리는 버스를 타고 이슬라마바드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