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0. 다시 독수리 둥지로 (4월27일 am10:30 ~ 4월28일 am2:00)
2011. 5. 14. 01:21 |간단한 토스트와 계란 후라이로 아침을 먹는다. 라면이 하나 남았는데 어제 두 갤 연속으로 먹었더니 입에 물린다. 두 번에 물리다니… 어쩌면 몸에서 한 동안 먹지 않은 화학 조미료를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밥을 먹고 우체국에 간다. 친구와 가족들에게 엽서를 부친다. 엽서만 보내면 원래 이렇게 저렴한 건가?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를 제외한 모든 국가가 장당 30루피(약 400원)밖에 안 한다. 이 정도라면 간간히 애용해도 되겠다.
엽서를 붙이고 다시 독수리 둥지로 간다. 모레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 오늘은 지나가는 차가 없어서 힘들게 올라간다. 여전히 아이들은 헬로를 외친다. 오늘은 날씨가 따뜻해서 설산의 눈이 많이 녹았는지 수로마다 물이 철철 넘친다. 나무가 없어 흙탕물이고 굉장히 차다. 이곳 사람들은 이 물을 걸러서 바로 마신다. 그래서 식당에서 주는 물이 좀 뿌옇다. 파키스탄에 들어와서 호된 설사병이 난 이후로 그냥 물 먹기가 좀 두렵다. 그것도 투명치 않고 뿌여니 이곳에선 계속 물을 사 먹게 된다. 자전거를 타는 중이 아니니 그렇게 많이 먹진 않는다.
돌아와선 다시 라면을 끓여 먹는다. 양파와 마늘, 계란도 넣고 끓이니 좀 먹을만하다.
침대에 누워 책을 보고 있는데 우스만과 사뮤엘이 놀러 왔다. 정원으로 나가자고 하더니 어디서 구했는지 하시시를 꺼내 말기 시작한다. 내전이 있는 나라에선 자연히 큰 돈벌이인 마약 산업이 횡행할 수밖에 없고, 그런 아프카니스탄과 인접해 있는 이곳도 그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어서 손쉽게 이런 걸 구할 수 있나 보다. 근데 하시시는 목이 아파서 별로다. 뭔가를 같이 즐기려는 친구들의 마음이 좋을 뿐이다.
내일 하루 푹 쉬고 모레 다시 쿵쾅거리는 버스를 타고 이슬라마바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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