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처음 왔을 때만해도 해가 지면 추웠는데 이젠 밤에도 그럭저럭 견딜만하다. 밑에 지방은 얼마나 더워졌을지… 이미 내가 가야 할 길을 반대로 횡단해 왔던 터키 친구들이 한 달 전에 파키스탄, 이란 사막지역은 40도였다고 하니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한숨이 나온다.

오늘도 산책은 생략하고 우체국이 있다 해서 친구들에게 엽서나 보랠까 싶어 가 본다. 일본의 유명한 탐험가가 이 근방에서 죽어 그를 기리기 위해 설립한 하세가와 학교 근처에 조그만 우체국이 있다. 전혀 우체국처럼 생기지 않았다. 가 보니 하필 오늘이 일요일이라 문을 닫았다. 무슬림 국가는 어디는 금, 토가 휴일이고 어디는 토, 일이 휴일이고 해서 헷갈린다. 밖에 요금표가 붙어있어 봤더니 엽서는 30루피(약 400원) 밖에 안 한다. 내일 보내야겠다.

사실 아직까지 사람들이 그립거나 하지는 않다. 다시 여행을 떠난 지 한 달밖에 안 돼서 그런 건지 혼자 지내는 것에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다. 심심한 건 사실인데 못 참을 정도는 아니다. 밥도 그냥 있는 데로 불평 없이 먹게 되고… 많은 욕구가 사라지고 있다. 야동도 많이 다운받아왔는데 귀찮아서 보지 않는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들은 성욕을 못 참아서 야동을 보는 게 아니라 그냥 심심해서 본다. 이것저것 귀찮을 때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심심할 땐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걸 찾게 되니까. 하여튼 내가 지금 그렇다. 그리 좋은 상태라 생각되진 않는다. 욕망이 사라지면 삶이 너무 무미건조해질 테니… 어쨌든 그래서 난 오늘도 책을 보며 하루를 보낸다. C 17-1내일은 뭔가 활동적인 걸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