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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어제 발견한 로컬 식당에 간다. 치킨 수프에 빵이라고 해야 하나… 속에 감자가 들어있는 과자 두 개면 좀 부족하긴 해도 숙소 식사의 반값으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다. C 15-1국경을 넘어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사람이 먹거리며 음료를 대접해줘서 하루 소비 비용을 너무 낮게 계산했다. 이곳엔 은행도 없고, 달러도 안 갖고 와서 가지고 온 돈만으로 아껴 살아야 한다.

어제 좀 많이 걸었는지 좀 피곤해 오늘 산책은 취소하고 동영상 편집을 한다. 새로운 여행을 맞이해서 오프닝 타이틀을 바꿔보려다가 갑자기 귀찮아져서 그냥 둔다. 오프닝이 뭐 그리 중요하겠나…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저녁시간. 다시 여행자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터키 아저씨들이 내일 떠난다고 술 한잔 하자 해서 오케이 한다. 저녁을 먹고 기다리고 있는데 가게 주인인 아슬람이 오늘은 ‘훈자워터’를 못 구하겠다고 한다. 중국 술은 구할 수 있다 해서 그걸로 시킨다. 잠시 후 비닐팩에 든 56도짜리 중국 술이 온다. C 15-2김치와 이곳에서 나는 말린 과일을 안주로 술을 먹는다. 터키 아저씨 둘과 중국애 그리고 파키스탄계 미국애. 모두들 떠듬거리는 말을 잘 들어주고, 술도 들어가고 해서 재미있는 얘기도 나누고 진지한 대화도 나눈다. 모두 비슷한 여행을 하고 있어서 장기간의 여행과 직업, 앞으로의 계획 같은 대화가 주로 오간다. 좋아하는 걸 얻기 위해 중요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고, 그런 결정에 대한 주변의 반응들. 어디나 상황은 비슷한가 보다. 그래도 결론은 항상 지금 난 행복하다로 맺음 한다.

그렇게 진지하고 훈훈한 얘기가 오가다 대화의 흐름은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전세계 남자들의 영원한 관심사인 여자얘기로 빠진다. 뭐 그래도 그렇게 싸구려 대화는 아니었다. 그렇게 술자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온다. 여자라… 오랜 기간 동안 이성과의 만남도, 대화도 가질 수 없다 보니 정신과 육체가 따로 노는 것 같다. 사랑에 대한 욕망을 커지고 섹스에 대한 욕망은 줄어들고 있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