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친구들이 떠난다 해서 나가본다. 육중한 오토바이의 짐을 싣고 출발준비를 하고 있다. 재미있고 유쾌한 친구들이 떠나니 좀 아쉽다. 기념품을 주고 이스탄불에서 만나길 약속한다. 좋은 캠코더와 카메라를 갖고 있던데 헬멧에도 한 친구는 캠코더, 한 친구는 카메라를 부착하고 다닌다. 저런 거 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악수와 포옹을 한 후 굉음을 내며 떠난다. 오토바이 여행도 한 번 해보고 싶다.
시장 쪽으로 가서 어제와 같이 치킨 스프와 빵 두 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돌아온다. 오늘도 나가기가 귀찮아 전망 좋은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본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핑크빛 벗꽃잎이 날린다. 그러면 한 동안 풍경을 바라보다 다시 책 읽기를 반복한다.
“좋구나.”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게 된다. ‘아름답다’라는 표현은 바로 이럴 땔 두고 하는 말이리라. 한국도 지금쯤이면 여기저기 꽃이 만발했을 텐데 왜 한국에선 그걸 아름답게 바라보지 못했을까? 현대 도시인의 불행은 도처에 널려있는 행복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행복의 요소는 많은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무엇이든 연습이 필요하다. 악기 연주법을 줄줄 외운다고 연주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축구경기를 매일 본다고 축구를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책을 많이 본다고 소설가가 되는 건 아니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하다. 작은 행복과 큰 행복의 무게 차는 생각만큼 크지 않다. 주변에 있는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는다면 어느새 행복한 삶을 살고 있게 되지 않을까? 삶의 불평은 자기가 노력하지 않음에 대한 핑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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