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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흔들리는 버스에서 눈을 뜬다. 얼추 다 왔다. 훈자에 갈 때는 길 막히고 해서 47시간이나 걸렸는데 24시간 만에 라왈핀디에 도착한다. 이 정도가 원래 걸린다는 시간이다. 산길이긴 하지만 700km에 24시간이나 걸린다는 것도 좀 문제다.

버스 터미널에 사뮤엘의 친구가 차를 가지고 데리러 왔다. C 23-1아심의 집까지 7km 정도라 또 한바탕 흥정을 해야겠네 싶었는데 운 좋게 사뮤엘 친구의 차를 타고 편하게 도착한다. 다음에 또 연락하기로 하고 사뮤엘과 헤어진다. 날씨가 무지하게 더울 줄 알았는데 적당히 견딜만하다. 38도 날씨가 견딜만하게 느껴지다니 열대 지방 사람 다 됐다.

집에 들어오니 아심은 없다. 우선 빨래거릴 내놓고 짐 정리 좀 하고 샤워를 한다. 랩탑을 켜고 그 동안의 뉴스를 좀 훑는 중에 아심이 들어온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아저씨에게 부탁해 밥을 차려준다. 배불리 짜빠띠와 고기 덩어리를 먹고 계속 인터넷 질. C 23-2동영상 업로드를 해야 하는데 가끔 정전이 되는 바람에 수 차례 실패한다. 짜증난다. 저녁이 되자 아심은 볼일이 있다고 나가고 아저씨가 저녁을 차려준다. 이 집에만 있으면 원하는 것 못 하고 못 먹어도 돈 쓸 일은 없다. 지금부터 아끼려고 작정하면 돈을 더 안 뽑아도 될 것 같은데, 무슨 일이 생겨 한 두 번 큰 돈이 나간다면 짤 없이 모자라다. 이슬라마바드를 떠나면 시티은행이 있는 도시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애매하다. 우선 아끼는 방향으로 하자.

내일은 훈자에서 지냈던 기간의 영상 편집을 하고, 모레는 이란 비자 체크, 화요일은 플랜 파키스탄 방문. 사뮤엘도 한 번 만나고, 자전거 정비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나름 많다. 하나씩 하나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