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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막내 누나의 집들이 겸 어버이날 겸 해서 가족들이 모인다고 했었다. 스카이프를 연결해서 화상통화를 한다. 시차가 점점 멀어지고 있어서 여기 점심 먹을 시간에 가족들은 막 저녁을 마쳤나 보다. 엄마와 누나, 매형, 조카들과 인사를 나눈다. 엄마는 맛나는 저녁을 같이 못하는 내가 안타깝고, 누나, 매형들은 이곳 생활이 궁금하고, 조카들은 어디 있냐가 궁금하다. 엄마와 누나들끼리는 수다를 잘 떨지만 난 원래 집에서 말이 많은 편이 아니라 그리 오래 대화할 꺼리는 없지만 왠지 끊기가 아쉽다. 그때 정전이 돼서 인터넷이 끊긴다. 그래 언제나 조금 아쉬운 게 좋은 거지.

옥상에 올라가 멀리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며 담배 한 대 핀다. C 31-1옥상에 올려놨던 자전거는 누가 건드렸는지 체인이 빠져있다. 앞 바퀴의 바람도 약간 빠졌다. C 31-2아직 걷기가 불편하지만 통증은 많이 가라앉았으니 이제 슬슬 미뤄왔던 일과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

방으로 돌아오니 아저씨가 저녁을 갖다 준다. 짜빠띠가 지겹던 차였는데 오늘 저녁은 파스타다. 파키스탄 식 파스타. 후추가 엄청 들어간 소스에 피클, 당근, 닭고기가 버무려진 파스타. C 31-3그래도 여기서 먹은 것 중엔 제일 맛있어서 두 번이나 퍼다 먹는다.

어제 밤에 본 ‘호우시절’이란 영화에서 ‘돼지내장탕면’이 자주 나오는 걸 보고 하루 종일 국밥이 먹고 싶었다. 밥은 없지만 닭 한 마리 사와서 한번 삶을까 말까 고민 중이다. 발이 나아지니 다시 혓바닥이 투정을 부리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