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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거실에 두었던 짐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있다. 한 달 동안 쌓인 먼지다. 노트북만 남겨놓고 짐을 싼다. 오늘로 당분간 늘어짐의 시간도 끝이구나. C 42-1통풍증세는 아직 남아있다. 걷는 건 상관없는데 뛰기는 힘들다. 이번 통풍 증세는 유난히 오래 가는 것 같다. 자전거 타는 게 발가락에 무리가 가는 동작이 아니어서 그냥 예정대로 떠나련다. 비자기간도 3주밖에 안 남았다. 촉박하진 않지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여유를 두는 게 좋다. 다시 재발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2~3주씩 한 곳에 머문 게 처음이 아닌데 이번엔 유난히 지루했다. 말 그대로 방에서만 죽치고 있어서 그럴 거다. 맛난 것도 없었으니 더 그렇다. 사실 파키스탄엔 뭐 그리 볼만한 게 없다. 이 근처에도 큰 모스크가 있긴 한데 이란에 엄청난 것들이 많으니 땡기지 않는다. 다른 여행기를 봐도 거의 훈자 얘기뿐이다. 론리플레닛도 파키스탄은 "Pakistan and Karakoram Highway"라고 제목이 붙어있으니 북쪽 산악지방 말고는 딱히 볼 게 없나 보다. 사막이 있으면 보통 사막 사파리 여행 상품이 있기 마련인데 그런 것도 없는 거 보면 사막에 대한 기본적인 동경도 채워주지 못하는 그냥 불모지인가 보다. 그래도 길이 그곳뿐이니 난 그 사막을 지나가야 한다. 너무 더워서 위험하다는 납치 얘기보단 당장 극복해야 하는 날씨가 더 두렵게 다가온다. 어쩜 이렇게 모든 나라를 비수기에 맞춰 여행하게 되는지... 드럽게 재수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