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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창 밖으로 보이는 아침 풍경이 좋다. C 34-1주인 아저씨께 인사를 하고 떠난다.

허허 벌판길이 이어진다. C 34-4가게도 없고 뭣도 없다. 배고파 죽겠다. 세 시간을 달리니 휴게소가 하나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가격을 물어보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빨리 밥 달라고 한다. C 34-3케밥에 밥. C 34-2흩날리는 밥이지만 그래도 밥을 먹어야 뭘 먹은 것 같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황량한 길. C 34-6마지막일 거라 예상되는 도시에 멈춰 한숨 눈을 붙이고 다시 달린다. 이제 큰 길은 사라지고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주변은 온통 밀 밭과 개간되고 있는 땅들이다. 풍경은 상당히 멋진데 자전거 타기는 쉽지가 않다. C 34-5역시나 가게가 없어 갈증이 끝까지 올라와 차가 지나가기만을 기다릴 무렵 아주 작은 마을이 나타난다.

한 할아버지가 심심하게 앉아있는 가게에서 1L짜리 쥬스를 사서 벌컥벌컥 마신다. 차츰 한 명 두 명 사람이 모인다. 영어를 하는 사람이 없어 사람들끼리 누가 영어를 할 줄 아냐고 의견을 나누는 듯하더니 한 아저씨가 온다. 아저씨는 내게 "Can you speak english?" 묻는다. "Yes" 난 단순하게 대답한 건데 아저씨는 무슨 선문답을 한 듯이 이 한마디 대화를 가지고 주위 사람들에게 5분간 장황한 설명을 하다 사라진다. 그 후 여기저기서 차며 수박이며 난과 잼, 치즈 등을 갖다 준다. C 34-7마을 사람들 전체가 작당이나 한 듯 호의를 베푸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이 돼서 당황스럽다. 하지만 이런 호의는 언제나 사람을 흐뭇하게 한다. 정리가 된 후 떠나려는 순간까지 뭐 필요한 게 없냐며 묻는 것 같은데 가방이 포화 상태다. 인사를 하고 떠난다. 마을 끝 언저리 과수원을 하는 아저씨가 또 불러 세워 차를 주고 자두와 살구를 챙겨준다. C 34-8가방은 넘치는데 안 받을 수는 없고 참... C 34-9

다시 갈 길을 간다. 이제 비포장길이다. 힘들다. 사람들에게 받은 친절과 주변 풍경이 아니었으면 완전 짜증만 내며 달렸을 길이다. C 34-11해질 무렵인데도 마을은 나올 생각을 안 해 중국 이후로 처음으로 그냥 벌판에 텐트를 친다. 풍경은 정말 좋다. C 34-10이런데 숙박시설이 있으면 며칠 묶었으면 좋다. 작은 마을 Abanlig 사람들이 챙겨준 먹거리로 저녁을 먹는다. 보통 혼자 이러고 있으면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지...' 투덜거리게 되는데 오늘은 왠지 모든 게 흐뭇하다. 기분이 좋다.C 3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