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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시차 바꾸기가 쉽지 않구나... 늦게 일어나서 서둘러 짐을 뺀다. C 31-1모함마드에게 전화를 걸어 떠난다고 한 후 출발한다.

일기 예보에는 낮 기온이 40도라 하는데 예보가 잘못된 건지 더위에 익숙해진 건지 30도 초반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경험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30도와 40도는 그 더위가 확연히 다르다. 뭐가 원인인지 모르겠다.

고속도로를 탄다. 고속도로 주행은 무지 재미없다. 차만 다니고 쉴 때도 없다. 저개발국의 고속도로는 말이 고속도로지 일반 국도와 다를 게 없는데 이란은 말 그대로 고속도로다. 아무것도 없다. 아주 간간히 나타나는 휴게소가 하필 내리막 끝에 있다. 오르막 시작점에서 멈춰 쉬는 건 너무 싫다. 그렇게 두 개의 휴게소를 건너 뛰니 한 방에 60km를 달렸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다 싶어 고가 다리 그늘에서 멈춰 쉰다. C 31-2뒷목이 살짝 땡긴다. 다시 달린다. 역시 쉴 때가 마땅치 않다. 두 타임에 100km를 달렸다. 휴게소는 후지다. C 31-3마땅히 먹을 것도 없어 배가 고프다. C 31-4

마지막 타임을 달리고 다시 휴게소. C 31-5식당이 있는데 메뉴도 없고 케밥용 고기만 진열돼 있다. 하나로는 부족할 것 같아 두 개를 시키니 4,000토만. 거기에 난하고 음료수까지 먹으니 훌쩍 5,000토만이 넘는다. 큰 일이다. 한끼에 이렇게 소비를 하면 안 되는데... 지금 수중에 35,000토만 뿐이다. 목표한 Tabriz까지는 700여km. 이렇게 소비하면 택없이 모자르다. 파키스탄이라면 가능했어서 혹시나 하고 버텨보려 했더니 역시 무리인듯싶다. 히치 하이킹을 하던지 중간 어디에서 환전을 해야겠다. 밥을 먹으며 식당을 보니 위층에 잠잘만한 곳이 있다. 주인아저씨께 말해 잠자리 확보. 이란에선 자전거가 처음이라 아직 분위기 파악이 잘 안 된다.

밥값을 내려 하니 3,000토만을 부른다. 내가 잘못들은 건지 계산을 잘못한 건지 모르겠다. 대꾸 없이 그 돈만 낸다. 사람이 좀 빠지길 기다리며 장난꾸러기 꼬맹이와 주변 사람과 노닥거린다. C 31-6때로는 이렇게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더 웃음이 터져 나오곤 한다. 사람이 다 빠져 자전거를 가게에 넣고 위층으로 올라온다. C 31-7바로 아래가 주방이라 바닥이 뜨근뜨근하다. 잠을 편히 자긴 힘들듯 하다.

어쨌든 오르막 내리막이 계속 됐음에도 경사각이 적당하고, 하루 종일 순풍이 불어 오후에 출발했는데도 130km를 달렸다. 이런 페이스가 유지되면 비자 시간에 쫓기지 않을 텐데 어떻게 될지... 바람이 최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