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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bia
Scott

오늘 출발하려고 했으나 그 동안 모함마드가 많이 챙겨줬는데 갑자기 연락도 없이 당일날 떠난다고 말하기가 좀 미안하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싫어서 하루 더 머물기로 한다. 정말 빠듯하면 버스를 타고 가면 그만. 수단이 앞서가는 건 용납치 말자.

여길 떠나면 언제 다시 인터넷을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아르메니아에도 카우치서핑 연락을 해둔다. 아르메니아의 수도인 예레반은 국경에서 300km 정도이지만 완전 산길이라 한참 걸릴 것이다. 예레반에 도착하기 전 적당한 간격으로 세 개의 마을에 카우치서핑 멤버가 있는데 딱 한 두 명씩이다. 힘든 확률이지만 우선 연락을 넣어둔다.

모함마드에게 내일 떠날 거라 연락을 했더니 마지막 만남을 위해 집에 찾아온다.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나선다. 친구가 하는 갤러리에 갔는데 전혀 갤러리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주택가 같은 곳에서 무슨 비밀 접선하듯 문을 열고 들어간다. C 30-1이유인 즉 전시된 작품이 누드화였기 때문이다. C 30-2이런 것도 금지라 한다. 우리나라 7~80년대 같은 느낌이다.

그림 구경을 하고 또 산에 올라간다. 테헤란 북쪽은 죄다 산이라 지역마다 다양하게 조성해놨다. 오늘 간 곳은 나무가 많은 산림 산책로다. C 30-3주말이라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고 있다. 단란한 가족도 있고, C 30-4짜증나는 연인도 있고, C 30-5불편한 옷차림으로 배드민턴을 치는 여자도 있다. C 30-6잠시 쉬었다 내려온다.

다음은 모지 아줌마와 갔던 고급 레스토랑이 모여있던 지역에 간다. 모함마드는 새로운 곳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실망시키기 싫어 처음 온척한다. C 30-8C 30-9주변 구경을 좀 하다 한 레스토랑에 들어간다. 케밥을 시켜먹는다. C 30-7케밥은 맛있다. C 30-10주변엔 깔리온을 피는 사람이 많다. 사실 여자가 깔리욘을 피는 건 안 된다고 한다. 근데 아무렇지 않게 다 한다. 모든 게 금지돼있지만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군대얘기도 한다. 이란은 20개월 의무복무라 한다. 자기는 안 갔단다. 좋겠다.

늦은 시간까지 교통정체가 심하다. 집으로 돌아온다. 내일도 일 때문에 바쁘다고 해서 기념품을 건네고 사진을 찍고 마지막 인사를 한다. 인사를 하고 모함마드가 집을 나서니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내일은 진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