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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일어나니 모르는 친구 하나가 자고 있다. 할 일이 없어 동영상 편집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귀찮아서 친구가 보내준 예능 프로그램이나 보며 히히덕거린다. 배가 고픈데 냉장고에 먹을 게 없어 밖으로 나간다. 문 닫힌 상점들 사이에 페스트푸드 점이 하나 보여 간다. C 39-1말이 안 통해 햄버거 사진을 가리키며 달라한다. 나온 음식은 항상 보던 큼직한 샌드위치다. 속에 햄패티가 들어가면 햄버거가 되는 거다.

밥을 먹고 돌아와 아르메니아에 보낸 카우치서핑을 확인한다. 역시 한 두 명 있던 작은 마을에선 연락이 없다. 수도인 예레반까지 바로 가야 될 듯 싶다. 국경에서 예레반까지는 300km정도 밖에 안 되지만 길이 만만치 않다. 라오스나 네팔 급은 되는 듯 하다. 으~~~.

메디가 와서 축구 하러 가자 해서 따라 나선다. 차를 타고 간 곳은 실내 체육관이다. C 39-2다목적 체육관인데 얘넨 거의 축구만 한다. 축구보단 풋살이 더 맞겠다. 입으라고 운동복을 주는데 언제 빨았던 건지 땀 냄새 장난 아니고 양말 또한 죽음이다. 4대4로 축구를 한다. 전에도 말했지만 자전거는 폐활량과 전혀 상관이 없어서 숨차 죽겠다. 한 시간 정도 공을 차니 다음 대기자가 들어온다. 돈을 내고 시간당 체육관을 빌리는 건가 보다. 그래도 오랜만에 운동을 하니 좋다. 더위에 삐질 삐질 흘리는 땀과 운동으로 쏟아내는 땀은 질적으로 다르다. 상쾌하다. C 39-3그리고 발에서는 형언할 수 없는 냄새가 난다. 내 생애 이렇게 지독한 발냄새를 가져본 적이 있었나 싶다.

집으로 돌아오니 12시가 넘는다. 해가 길어서 그런지 이란은 전체적으로 식사 시간이 늦다. 어디서나 저녁은 거의 9시 이후였고 여기서는 11시 이후다. 9시나 되야 어두워지니 그럴 만도 하다. 이제 오늘 자고 내일 국경으로 달린다. 큰 산이 있어 이틀이 걸릴지 삼 일이 걸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