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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떠날 준비를 한다. C 12-1짐을 빼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담배 한 대 피고 출발한다. 도심을 떠나기 전에 빵집에 들려 빵을 한 움큼 산다. 산길에서 가게를 못 찾아 배고파 죽는 줄 알았으니 준비를 해 둬야 한다. C 12-2

오늘의 목표는 60km 덜어진 '세반'이란 도시다. 바다가 없는 아르메니아에서 휴양지 역할을 하는 무지하게 큰 호수다. C 12-4그곳의 고도는 2,000m. 오늘은 계속 오르막이 예상된다. 20km 쯤 달려 도심을 빠져나오니 벌써 고도가 1,800m다. 잠시 쉬며 빵을 먹는다. 젠장. 빵에 고기가 들어있다. 맛이야 좋지만 보관이 문제다. 비상 식량으로 산 건데 오늘, 내일 다 먹어 치워야겠다.

다시 달린다. 고도 1,800m 내외에서 계속 오르락 내리락 하며 달린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C 12-3점점 세반에 가까워지자 바람이 강해진다. 흐린 날 높은 고도에서 부는 바람에 추위를 느낀다. 정말 오랜만에 바람막이 점퍼를 꺼내 입는다. 6시 반 경 세반에 도착한다. C 12-5

유명한 휴양지답게 리조트가 즐비하다. 꽤 추운 날인데도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사람들이 있다. 오늘은 여기서 멈춰 호숫가 옆에 텐트치고 자려했는데 좋은 자리는 리조트가 다 차지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계속 주변을 살피며 달리다가 호숫가에서 멀어지기 시작하는 도로 끝 지점에 있는 가게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고 구석진 곳에 텐트를 친다. 그래도 나름 호숫가 옆이다. C 12-6

텐트를 치고 호숫가로 내려가 씻는다. 물이 깨끗하다. 날 좋을 때 오면 좋을 것 같다. 좋은 자리에 텐트를 치면 하루 정도 더 캠핑을 할까 싶었는데 자리도 안 좋고, 날도 안 좋다. 내일 그냥 가야겠다.

오늘도 종일 오르막이었지만 철저한 사전 조사로 각오를 하고 있어서 힘은 들었지만 짜증은 안 났다. 일찍 텐트를 쳐서 밝을 때 텐트 속에 들어온다. 마침 비가 온다. 음악을 틀고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