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동네 구경에 나선다. 집이 시내 중심에 있고, 그리 크지 않은 동네라 슬슬 걸으며 구경을 한다.

우선 환전을 한다. 엘렌에게 물어 환율이 좋다는 수퍼마켓에 간다. C 10-2가는 동안 보니 은행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사설 환전소가 많다. 50유로를 바꾸려다가 좀 많다 싶어 50달러를 바꾼다. 돈이 수중에 들어오니 좀 든든하다. 우체국에 가서 엽서를 사서 근처 분수가 있는 노천 카페에 자리를 잡는다. 비싼 커피를 하나 시키고 여유롭게 앉아서 친구에게 보낼 엽서에 글을 끄적거린다. C 10-6밖에 나와 이러고 있으니 참 좋다. C 10-7혼자라서 좀 심심한 면이 없지 않지만 지금은 감내해야 할 일. 우체국에 가서 엽서를 보내고 슬슬 돌아다닌다.

아르메니아가 아마 아시아로 구분돼있을 텐데 유럽이라 봐야 옳다. 지역과 인종, 문화를 고려해서 대륙 구분을 해야지 원. 내 생각에는 아시아도 둘로 나눠야 한다. 인도를 경계로 중국 문화권과 아랍, 힌디 문화권으로 나누는 게 나라 수도 인구수도 균형이 맞는다. 뭐 누군가가 알아서 하겠지.

예레반은 걸으면서 구경하기 참 좋다. C 10-9시내버스가 있는데 시내 버스보다는 넘버 없는 봉고차 시스템이기도 하고, 도시 자체가 그리 크지도 않다. C 10-10군데군데 앉아 쉬었다 갈만한 노천카페와 공원이 지천에 널려있다. C 10-1C 10-8C 10-3그리고 여기저기 이 나라의 위인인듯한 사람들의 동상과 조형물도 많아 운치를 더 한다. C 10-13C 10-14차는 좀 많은 듯 하지만 행인 수는 적당하고 건물들이 단조로운 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답답하지 않다. C 10-4C 10-5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처럼 전통과 현재가 확연히 단절된 나라도 드물다. 유적지 같은 게 현재의 삶에 고스라니 녹아있는 나라를 보면 많이 부럽다. 그 놈의 경제 발전이 도대체 뭔지... 아등바등 사는 건 결국 똑같은 걸...

아르메니아는 역사상 제일 먼저 카톨릭을 국교로 인정한 나라라고 한다. 나라 구석 구석에 오래된 성당이 많다고 하는데 찾아가 볼 생각은 없고, 도심에 있는 큰 성당에 가서 구경을 좀 한다.C 10-12C 10-11한 나절 지루하게 않게 잘 돌아다녔다. 예레반의 분위기는 신사동 가로수 길을 크게 확장해 놓은 느낌이다. 오늘따라 날씨도 그리 덥지 않아 좋았다.

돌아다니다 일식집 두 개와 중국집 두 개를 봤는데 역시 한식당은 없다. 일식집도 둘 다 초밥집이었다. 일본도 이러한 정도니 우리나라도 우선은 단품 요리로 진출을 해야 할 듯 싶다. 우선 하나를 심어놓고 펼쳐나가야 하지 않을까?

돈도 바꾼 김에 집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 간다. C 10-15여기선 중국집이 고급에 속한다. 가격이 좀 세다. 유일하게 하나 있는 누들스프와 요리를 하나 시킨다. 잠시 후 나온 누들스프는 다진 돼지고기와 당면 쪼가리가 조금 들어있을 뿐이다. 맛이며 모양이며 속 터진 만두국 국물이다. 국물이 있는 면 요리 문화가 없는 나라에선 스프가 대게 에피타이져 정도로 취급되기 때문에 양도 적다. 밥을 한 공기 더 시켜 돼지고기 감자볶음과 먹는다. C 10-16총 5,300드람(약 15,400원). 국경을 넘어 예레반에 도착할 때까지 8일간 소비한 금액에 필적하는 돈이다. 에이씨~ 오늘만은 돈 생각말자. 배불리 맛있게 먹은 걸로 만족하자.

집에 돌아온다. 엘렌은 나렌도와 나갔다 밤에 온단다. 그 사이에 다른 서퍼가 하나 온다고 문 따 주라 하고 나간다. 오늘 돌아다니느라 땀에 젖은 옷을 세탁하고, 잠시 후 찾아온 서퍼를 맞이한다. 오랜만에 영화나 한 편 보고 자야겠다.

내일 하루 더 쉬고 모레 떠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