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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아~ 덥다. 이 놈의 더위는 언제까지 계속될지... 3월에 여행을 다시 시작한 이후로 파키스탄 카리마바드에서의 열흘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낮 기온이 30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지금 이곳도 40도 가까이 올라간다. 그리고 이제 8월로 넘어간다. 아주 지겹다. 이놈의 더위...

오늘도 할 일없이 영화보다 멍 때리다 낮잠 좀 자다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이러고 있는 건 정말 최악이다. 그러나 내일도 딱히 다른 사건이 생길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라마단을 정면 돌파할까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낮에 굶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동안 많이 굶어왔고 더위에 자전거를 타다 보면 식욕도 없다. 텐트 속에서 아침 먹고 해진 후 밥 많이 먹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땀 삐질삐질 흘리는 그지같은 애가 물 좀 마신다고 눈 흘길 사람도 없을 거고... 그래 하루 이틀만 더 있다 떠나자.

벨라루시 애들은 지들 먹은 거 치우지도 않고 떠나 버렸다. 씹새끼들. 인도네시아 애는 내일부터 라마단이라고 방정이다. 당연한 거겠지만 다른 나라에 있어도 라마단을 지키는가 보다.

지금 이 도시는 메뚜기로 몸살을 앓는다. 큼직한 메뚜기가 여기 저기 날라 다닌다. 더워서 문을 항상 열어놓고 있으면 방에까지 들어와 뛰어다닐 정도다. 그래서 여기저기 여자들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지금이 번식기인지 저녁만 되면 손톱 깎는 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들려 시끄럽다. 어렸을 때 아빠와 막걸리 통에 메뚜기 잡아와서 볶아먹던 생각이 나는데 여기 메뚜기는 좀 징그럽게 생겨서 먹고 싶지는 않다.C 7-1

저녁엔 부엌에 가서 라면을 끓여먹는다. 고춧가루를 잔뜩 넣어야 좀 먹을만하다. 케밥을 많이 사먹었더니 돈이 너무 많이 나갔다. 다시 절약모드. 아끼기 위해서라도 떠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