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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Korea
Columbia
Scott

오늘 아침은 파스타다. 한국에 있을 때는 스파게티 소스에 그저 볶아 먹는 수준이었는데, 델리에서 이탈리아 애가 하는 요리를 눈 여겨 봐뒀다. 생 토마토로 직접 소스를 만들고 다른 곳에서 해줬던 스파게티 레시피를 분석해 눈에 보이는 재료로 만으로 만든 다국적 파스타. C 10-1내가 먹어봐도 맛있게 잘 만들었다.

잘 먹고 또 영화보기 행진. 간간히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 앉아 담배도 피고 우쿨렐레도 튕긴다. 어딘가에 도착해서 좀 쉬고 여행기 정리하고 동영상 편집을 하면 2~3일은 잘 간다. 4일째부터는 아무 할 일이 없다. 그야말로 공백 상태. 책 읽고 싶다. 책을 못 본지가 도대체 얼마나 된 건지… 바보 되겠다.

데미르는 오늘도 방에서 나오질 않다가 저녁때가 되자 밥 먹으러 가자고 한다. 맨날 가는 백반집. 오늘은 첫날 나왔던 닭고기 스프가 메뉴다. 그제 많이 얻어먹어서 내가 계산하려 했는데 어느새 또 데미르가 계산을 해 버렸다. 얻어먹는 건 좋지만 자꾸 이러면 너무 미안해진다.

밥을 먹고 마트에 가자고 해서 간다. 음식 재료를 잔뜩 산다. 아무래도 날 생각해서 사는 것 같다. 내가 이것저것 잘 꺼내서 요리를 해 먹으니까 처음보다 더 많이 샀다. 데미르는 해가 뜨기 전에 간단하게 뭘 해먹고 잔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바로 설거지를 잘 안 하다. 그거라도 도와주자 라는 마음도 있지만 난 싱크대 위에 설거지가 쌓여있는 꼴을 못 본다. 그래서 아침을 해 먹으면서 설거지와 싱크대 정리를 싹 해 놓으면 모두들 대단한 일을 한 것처럼 고마워한다. 그렇게 얻어 먹는 걸 상쇄시킨다.

내일 다른 집으로 옮길까 싶었는데 부식 재료를 일부러 많이 산 것 같아 좀 더 먹어주고 움직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