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Plan Korea
Columbia
Scott

밥을 해 먹고 밖으로 나간다. 일기장을 다 써서 새로 사야 하고 답답해서 바람도 쐴 겸 겸사겸사. 슬슬 시내로 걷는데 문구점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큰 길가라 그런가 싶어 주택가로 들어가 보지만 마찬가지다. 이 도시는 왜 문구점이 없는 거야. 10km 쯤 걸었나… 큰 쇼핑 센터가 나와서 들어가니 조잡한 노트가 몇 개있다. 난 촌스런 노트를 사고 싶었는데 조잡한 노트를 살 수밖에 없는 상황. 더 걷기도 귀찮아 그냥 산다. 그리고 잼도 한 통 산다. 주행 중 식단은 빵과 잼.

돌아올 때는 해안가로 걸어온다. C 11-1오늘따라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좀 친다. 결국 물놀이는 못하고 떠나는 구나. C 11-2여기저기 모스크가 보인다. 나라마다 모스크의 건축양식이 조금씩 다르다. 터키의 모스크는 뚱뚱한 사각형 건물 위에 돔이 얹어져 있고 뾰족한 첨탑이 세워져 있다. 첨탑이 두 개인 것도 있고 한 개인 것도 있다. 네 개인 것도 봤다. 데미르한테 물었었는데 첨탑의 수에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했다. C 11-4C 11-3

집에 도착한다. 너무 많이 걸어서 힘든데 마침 저녁시간이다. 데미르가 밥 먹으러 가자 한다. 매번 가던 식당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간다. 전에 ‘Pide’라는 글자가 많이 보여서 뭔지 물어봤는데 그걸 먹여주려는 생각인가 보다. 피데는 럭비공 모양인 터키식 피잔데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피자나 한 판 먹을 줄 알았더니 저번에 먹었던 모든 케밥의 업그레이드 판 같은 푸짐한 왕쟁반이 식탁에 올려진다. 예상치 못한 만찬에 깜짝 놀라니 데미르는 그저 웃기만 한다. 카메라를 안 갖고 와 아쉽다. 이 푸짐함을 남겨야 하는데… 오늘은 내가 목이 말라 물을 많이 먹어 별로 먹지 못하겠다. 애초에 두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포장되냐 물은 후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손을 내려놓는다. 오늘은 내가 계산하려고 15리라 가져왔는데 택도 없겠다. 보태기나 하려고 돈을 내미니 됐다고 카드 계산을 해 버린다.
“고마운데 너 자꾸 이러면 내가 미안하잖아.”
“미안하단 말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 넌 내 손님이잖아.”
기특한 자식.

집으로 돌아온다. 카우치서핑 메세지를 확인한다. 여기서 지체하지 않고 모레 바로 앙카라로 가기로 마음먹고 메세지를 보냈었다. 앙카라엔 멤버가 무지하게 많다. 24시간 안에 로그인 했던 사람만 300명이 넘는다. 그중에서 70여명에게 메세지를 보냈는데 라마단 마지막 날을 전후로 5일씩 총 열흘이 이곳에서 제일 큰 명절인 ‘바이람’ 기간이라 다들 여행을 가거나 가족과 함께 해야한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여러명에게서 긍정답변이 오긴했는데 그 연휴 기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별개 다 신경쓰이게 한다. 내일 마지막 여유를 즐기고 또 긴 여정을 시작해야겠다.